日 극우 아베 복귀… 동북아 격랑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7일 03시 00분


자민당 총재 결선서 역전승… 평화헌법 개정-재무장 공약
총선 실시땐 차기총리 유력

일본의 차기 총리가 유력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58) 전 총리가 5년 만에 다시 선출됐다. 아베 신임 총재는 26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정조회장과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역전 승리했다.

아베 총재는 당원과 서포터, 소속 국회의원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전체 498표 가운데 141표를 획득해 199표를 얻은 이시바 전 정조회장에게 크게 뒤진 2위였다. 하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어 국회의원 표결로만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108표를 얻어 승부를 뒤집었다. 1차 투표에서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이시바 전 정조회장은 89표로 고배를 들었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결선투표 역전은 1956년 이시바시 단잔(石橋湛山) 총재가 선출된 이후 56년 만이다. 자민당 총재를 지낸 인물이 총재에 다시 뽑힌 것은 처음이다.

일본 정계와 언론은 이르면 11월, 늦어도 내년 초에는 총선이 실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가까운 시일 내 의회 해산을 공언한 데다 총리 문책 결의안을 제출한 야당이 적자 국채 발행에 필요한 법안 심사를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선이 실시되면 자민당 중심의 연립정권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고 아베 총재가 총리에 오를 것이라는 게 현지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다.

아베 총재는 2006년 9월 집권 여당이던 자민당 총재에 선출돼 첫 번째 전후세대 총리이자 최연소 총리가 됐다. 하지만 참의원 선거 참패와 미국 하원의 일본군위안부 비난 결의안 채택, 각료들의 추문이 이어지자 이듬해 1년 만에 사퇴했다.

아베 총재는 이날 당선 기자회견에서 “지금 일본의 영토와 영해가 위협받고 있다. 강한 일본을 만들기 위해 정권을 되찾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재의 당선으로 동북아시아는 격랑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총리 취임이 유력한 그가 총리 시절에 못 이룬 평화헌법 9조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확보 등 재무장을 공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총재는 극우 성향을 보이고 있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과의 연대에도 적극적이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아베 신조#자민당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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