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추석 연휴를 앞둔 28일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를 찾았다. 부산에 이어 두 번째 지역 선대위인 ‘대구·경북 지역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한 것으로 텃밭 민심을 추스르고 대선 승리 의지를 다지기 위한 방문이었다.
박 후보는 이날 출범식에서 “반드시 대선에서 승리해서 국민의 삶을 챙기고 100%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출범식에 이어 천주교 대구대교구청에서 조환길 대주교를 예방하고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추석 민심을 살폈다. 아울러 자신의 지역구였던 달성군의 노인복지관을 방문했고, 폭발 사고 현장인 경북 구미시 구미국가산업 4단지도 찾았다.
그는 추석 연휴 첫날인 29일 서울의 한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고 추석 당일 동생 지만 씨의 집에서 차례를 지내는 것 외에는 특별한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외부 인사 영입에 많은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박 후보는 조 대주교를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중앙선대위의 외부 인사 영입에 대해 “추석 때에도 그런 구상을 많이 할 것”이라며 “100% 국민대통합위원회나 이런 데에 외부 인사들을 모시려고 지금 연락을 많이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박 후보의 공약 마련을 위한 국민행복추진위원회의 18개 추진단 소속 추진위원과 자문위원 293명의 인선을 확정해 발표했다.
국민행복추진위 산하 ‘경제민주화 추진단’에는 재벌닷컴 정진섭 대표가 추진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문화가 있는 삶 추진단’에는 탤런트인 이순재 최불암 노주현 씨 등이 자문위원으로 합류했다. ‘일자리 추진단’에는 택시운전사로 재직하면서 택시경제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선주 씨와 청년 실업자들이 만든 전국백수연대의 주덕한 대표, 구두수선사 김병록 씨 등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했다. ‘안전한 사회 추진단’에는 곽희영 성폭력피해자부모모임 회장 등이 포함됐다. 각 추진단에는 의원 60명과 당협위원장 18명 등도 대거 참여했다. 국민행복추진위는 박 후보가 23일 발표한 렌트푸어와 하우스푸어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文 “민주주의 지켜내고 역사 바로 세울것”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전날에 이어 28일에도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문 후보는 오전에 5·18 유족을 찾아 위로했으며 이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문 후보는 참배를 마치고 나오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민박 기념비’가 묻혀있다는 말을 듣고 되돌아가 비를 밟고 지나갔다. 이 기념비는 전 전 대통령이 민박을 한 기념으로 1982년 전남 담양군에 세워졌으나, 광주전남 민주동지회가 1989년 부순 뒤 구묘역 입구에 밟고 다니도록 묻어둔 것이다.
문 후보는 방명록에 ‘민주주의 지켜내고 역사 바로 세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안철수 대선후보는 14일 같은 자리에서 ‘고이 잠드소서’라는 글을 남겼었다.
문 후보는 이어 광주 말바우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만났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지지를 받으면서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빚을 다 갚겠다”며 “이명박 정부 들어 심해진 호남 소외도 기필코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호남 지역에서 안 후보보다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국민들이 변화를 갈망하는데 이를 현실정치 속에서 실현할 곳은 결국 정당밖에 없다”며 “광주 전남 시민들께서도 같은 값이면 민주통합당이지 않겠나. 변할 테니 믿고 맡겨 달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세론은 완전히 무너졌고 일대일 대결에서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나의) 지지가 높아졌다. 안 후보와도 당당하게 경쟁해 나가면 뛰어넘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어두운 역사가 치유되고 나면 가장 먼저 참배할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참배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문 후보는 광주 방문을 마친 후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를 찾아 군복을 입고 군장을 착용한 뒤 훈련병들과 함께 종합각개전투훈련을 체험했으며 이후 대전역으로 이동해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했다.
문 후보는 추석 연휴 동안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가족 친지들과 함께 지내며 대선 전략을 구상할 계획이다. 다만 추석 당일에는 수행원 없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安 “한반도 평화는 민족화해 없이 어려워”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는 28일 통일 외교 안보 통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평화와 공동번영의 선순환 포럼’을 열고 관련 분야 정책을 가다듬었다. 혁신경제, 정치개혁, 복지 분야에 이은 네 번째 정책포럼이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외교센터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혁신경제와 연결돼야 두 바퀴의 자전거처럼 전진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두 바퀴는 한반도 평화라는 길 위에서 가속도를 내어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통일 외교 안보가 가장 중요한 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는 민족화해 없이는 어렵다”며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평화협력을 통해 통일을 추구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과제이고, 특히 G2 시대를 맞아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하고 한중 관계를 더욱 확대해 새로운 동아시아 협력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대북 포용정책, 안보태세 강화, 균형 외교를 통일 외교 안보 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제시하며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추구한 포용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이명박 정부의 상생 공영정책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 캠프의 통일 외교 안보 정책은 윤영관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가 주도하고 있다.
추석 민심 잡기에도 박차를 가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1시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 추석 귀성객에게 인사를 했다. 26, 27일 부산 부모 댁과 전남 여수 처가를 찾아 미리 추석 인사를 한 만큼 연휴 기간에는 수도권에 머물며 민생 행보를 이어간다. 29일에는 서울 노원소방서를 격려 방문하고 10월 1일에는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입원 장병을 위문할 예정이다.
안 후보는 이날 캠프의 실무팀장급을 추가로 임명했다. 민주통합당 손학규 경선캠프의 공보팀장이었던 김경록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기획2팀장, 박왕규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대표가 대외협력2팀장, 윤태곤 전 프레시안 기자가 상황팀장, 이윤정 전 한국일보 기자가 공보팀장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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