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통합위원장 유력… 朴캠프, 호남 민심 영향 기대
文캠프 “이미 흘러간 인물”… 이희호 여사, 소식 듣고 놀라
김대중(DJ) 정부 때 대통령비서실장이었던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
한 전 고문은 이날 새누리당 당사에서 가진 입당 기자회견에서 “박 후보와의 대화 속에서 지역·세대·계층 간 국민대통합, 인사탕평, 전향적인 남북관계 3가지에 대해 공통된 의견을 갖고 있어 입당을 결심했다”며 “박 후보는 ‘준비된 대통령’이고 성실함과 원칙을 지키려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박 후보의 과거사 논란과 관련해 “박 후보가 2007년 동교동에 와서 ‘아버지 시대에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피해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며 “역사 속의 화해는 거의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DJ 인사의 추가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있겠지만 명단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박 후보는 한 전 고문의 합류에 대해 “시대적 요구를 이루기 위해 기여하고 헌신해보겠다는 큰 결단을 한 것”이라며 “이 시대가 가장 요구하는 것은 통합과 화합을 이뤄내는 것이라는 취지에 한 전 고문이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한 전 고문의 비리 전력에 대해서는 “한 전 고문은 정치를 하기 위해 (캠프에) 들어오거나 참여하는 게 전혀 아니다”며 “화합과 통합의 일을 하러 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친노(친노무현)에 부정적인 호남과 호남 출신 수도권 민심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전 고문은 공동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유력하지만 당내 일부 반발을 감안해 선대위나 국민대통합위원회 상임고문 등의 상징적인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이미 흘러간 인물”이라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박용진 대변인은 “한 전 고문은 4·11총선 때 이미 당을 떠난 분이며 개인적 결정일 뿐”이라며 “추석 이후 상승하고 있는 호남지역에서의 문재인 후보 지지 분위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해 캠프의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 시점에 내부 이탈자가 생긴 데 대한 아쉬움도 감지된다. 김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는 한 전 고문의 박 후보 캠프행을 처음 보도한 4일자 동아일보를 보고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사실이냐”며 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오랫동안 당에 헌신해온 원로에 대한 야박한 대우가 이런 결과를 불러왔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전직 의원은 “사실상 문 후보가 내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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