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의 명물 민물참게 철이 돌아왔다. 임진강 참게는 10월 말까지가 제철. ‘서리 내릴 무렵에 잡히는 것들은 소 한 마리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독특한 맛이 일품이라 과거에는 임금님에게 진상할 정도로 명품이었다.
○ ‘밥도둑’ 임진강 참게
통일로를 가로지르는 국도 37호선을 따라 파주 적성 방향으로 2, 3km를 가다 보면 도착하는 경기 파주시 임진리 마을. 임진강과 인접한 이곳은 참게로 유명한 곳으로 8개 식당이 모여 있다. 5일 오후 이곳에는 서울, 인천, 경기 고양 등에서 고급차를 몰고 직접 참게를 맛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민태일 씨(57)는 이곳에서 16년째 참게잡이를 하며 살아오고 있다. 민 씨는 매일 오전 6시부터 11시까지 0.5t짜리 어선을 타고 나가 전날 설치해 둔 참게 통발을 걷어 올린다. 이날도 어른 주먹만 한 크기의 참게 100마리(10kg)를 잡았다. 민 씨는 “한동안 참게가 잡히지 않아 애태웠는데 지난달 중순부터 참게가 몰려들고 있다”며 “참게는 1년 중 10월이 가장 고소하고 담백해 이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파주 연천 등에서 주로 잡히는 참게는 임진강 한탄강 등 서해안으로 흘러가는 하천에 산다. 참게는 둥근 사각형이며 이마에는 뾰족한 톱니 모양의 이빨 4개가 있다. 집게다리는 억세게 생겼고 앞면에는 연한 털 발이 있어 털게라고도 불린다. 등이 불룩하면서도 울퉁불퉁하다. 어미 게는 알을 낳기 위해 8월 중순부터 3개월 동안 바다로 떠난다. 참게 산란기는 10∼12월. 이때 참게의 속이 가장 실하고 맛도 최고로 좋다. 가을 참게가 최고라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임진강에서 잡히는 참게는 산란 직전의 암컷으로 큰 것은 10∼12cm 정도다.
참게 요리는 게장, 매운탕이 대표적이다. 참게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게장이 으뜸이다. 장의 맛을 내기까지는 한 달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식성에 따라 생강과 마늘을 함께 넣어도 좋다. 참게장을 집에서 담그려면 가을 참게를 구입하는 게 가장 좋다. 따끈한 흰밥을 게딱지에 비벼 먹으면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매운탕도 색다른 별미다. 쑥갓 파 버섯 우거지 등 채소류와 함께 끓여 비린내가 적고 국물이 개운하다. 지역에 따라 메기나 동자개(빠가사리), 새우 등과 함께 끓이기도 한다.
참게는 워낙 크기가 작기 때문에 꽃게나 대게에서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속살 맛은 덜하다. 몸통의 터질 듯한 맛도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참게는 대게나 꽃게에 비해 속살이 부드럽고 고소하다. 껍질째 꼭꼭 씹어 먹으며 발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외형상으로 자연산과 외국산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크기로 치면 자연산이 조금 크고 다리에 털이 많다. 자연산으로 끓인 매운탕이나 게장은 향이 진하고 외국산은 향이 덜하다. 1kg(10마리가량) 2만5000∼3만 원.
○ 참게 맛보러 오세요
파주시 문산읍 임진리는 10여 년 전만 해도 입맛 까다로운 식객이 많이 찾았지만 지금은 발길이 드문 상태.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주민들은 올해 처음으로 10∼25일 ‘임진나루참게축제’를 연다. 이 기간에 참게와 참게매운탕을 시중 가격보다 20% 저렴하게 판매한다. 특히 축제 기간에 군 경계 시설로 편입돼 일반인의 통행이 제한됐던 임진나루터도 개방한다. 또 화석정∼장산전망대 걷기 행사를 진행하고 참가자 전원에게 참게를 무료로 나눠준다. 031-952-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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