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발표된 한국과 미국 간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한국은 이제야 무인항공기(드론) 개발이 가능해졌지만 세계는 이미 드론 개발의 각축장이 된 지 오래다. CNN과 AFP통신에 따르면 드론은 세계 76개 국가가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확산됐고 머지않아 스스로 기동하는 드론도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세계는 드론 개발 각축장
미국은 현재 드론 7500대를 보유하고 있다. 드론 보유 대수는 11년 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할 당시만 해도 약 50대에 불과했지만 10여 년 만에 150배로 급증한 것이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모로코 아랍에미리트 등에 드론을 수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세계 최대 드론 수출국이자 기술 보유국이다. 지금까지 나이지리아와 러시아 멕시코 등지에 드론을 판매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스웨덴 그리스는 첨단전투형 드론(Dassault nEURon) 개발의 막바지 단계에 있다. 프랑스 항공회사가 주도해 공동 개발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과의 분쟁지역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 드론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미 2010년 11월 광둥(廣東) 성 주하이(珠海) 에어쇼에서 드론 25대를 선보였고 일부는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기종이었다.
이란은 2010년 8월 드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고 최근에는 2000km까지 비행해 이스라엘의 텔아비브까지 타격할 수 있는 신형 장거리 드론을 공개했다. 올해 7월 터키 국방부는 자체 개발한 드론 ‘앙카’에 무기를 장착해 본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국 정부만이 아니라 반군들도 드론을 소유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무아마르 카다피 타도에 나선 리비아 반군은 캐나다 회사로부터 정교한 감시용 드론을 구매해 활용했다.
○ 드론 공격 국제적 규제 없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2001년 11월 중순 아프가니스탄에서 알카에다 사령관 무함마드 아테프를 사살했다. 드론을 활용한 첫 요인 살상이었다. 이후 미국은 파키스탄과 예멘에서 알카에다 등 테러집단을 공격한다는 명분으로 폭탄과 미사일을 장착한 드론을 수백 차례 출격시켰다.
지금까지 드론을 활용해 적대세력을 공격한 나라는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 등 3개국이다. 국제지원군(ISAF) 소속인 호주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스라엘의 드론을 빌려 공격작전을 수행한 적이 있다.
드론 공격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지난 주말 파키스탄에서는 드론을 활용한 미국의 파키스탄 공격을 반대하는 시위가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뉴아메리카재단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파키스탄에서만 최근 8년간 민간인을 포함해 1900∼32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드론 공격에 대한 국제적인 규제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행위는 세계 분쟁지역에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가 카슈미르 반군을 제압하거나 중국이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분리주의 세력을 공격하는 데 드론을 활용할 구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스스로 판단해 공격하는 드론 나올 것”
미국 버지니아에 있는 방위컨설팅기업인 틸그룹은 향후 10년간 전 세계 무인전투기 연구개발과 구매시장 규모는 현재의 66억 달러에서 114억 달러로 2배 가까이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국 정부와 기업, 연구소의 드론 개발 프로그램은 2005년 195개였지만 지난해에는 680개로 늘었다.
AFP통신은 최근 “백악관이 인간의 도움 없이 스스로 작동하는 드론의 개발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공군 과학자인 마크 메이베리는 “예전 드론은 눈과 귀가 멀었지만 최근 개발되는 드론은 보고 듣고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지아공대 로널드 아킨 교수는 “드론이 조만간 적을 스스로 살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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