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추진하는 대북 민간단체들은 북한의 ‘무자비한 군사적 타격’ 위협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정대로 22일 전단 20만 장을 북쪽으로 날려 보낼 계획이다.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북민련)는 10일부터 제주도에서 시작한 ‘북한 민주화와 통일항아리 운동을 위한 국토대행진’을 마무리하면서 해단식과 함께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전단 살포 행사를 연다. 17개 북한인권단체 관계자 33명은 부산 대구 대전 천안 평택을 거쳐 18일 서울에 도착했다. 이후 사흘간 국립현충원 방문, 대선후보 캠프 방문 등 일정을 마치고 22일 망배단에 모인다. 이날 그동안 모금한 통일항아리 후원금도 통일부에 전달한다.
북민련에 참여하고 있는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단 살포는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 꼭 필요한 활동”이라며 “북한의 협박에 연연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협박을 해 왔고 심지어 타격하겠다고 위협한 곳의 좌표까지 떠들어대지 않았느냐”며 “그런 공갈에 반응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도 “나는 개인적으로 지난해 (북한의) 독침 공격도 당할 뻔했지만 그런 것에 위축되면 북한인권운동을 할 수가 없다”며 “북한이 그런 협박을 한다고 해서 안 나올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자제 요청에 대해서도 “남남 갈등을 일으켜 전단 살포를 막겠다는 것이 북한의 의도인데 거기에 말려들 수 없다. 이미 준비가 끝났고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감한 시기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는 “북한인권 문제는 계속 거론해야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불필요하게 북한 문제를 이슈화하면 본의와 다르게 정쟁에 휩쓸릴 수 있고 북한의 도발 빌미가 될 수도 있다”며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가 탈북자단체의 행동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해 국민적 불안감을 방치하고 전쟁 위기의 국면을 조장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며 “탈북자단체도 위험천만한 대북 자극 행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