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찍는 동안 같이 고생해준 스태프와 배우, 그리고 영화를 봐주신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사랑하는 어머님 아버님, 묵묵히 고생해준 아내에게 이 영광을 돌립니다.”
제49회 대종상영화제에서 감독상의 영예를 안은 추창민 감독(46)은 수상 직후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대구대 축산학과를 졸업한 추 감독은 1997년 ‘죽이는 이야기’ 연출부로 영화계에 입문한 뒤 ‘마파도’ ‘사랑을 놓치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연출한 데 이어 4번째 작품인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영화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추 감독은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피에타’의 김기덕 감독 등 쟁쟁한 후보를 물리치고 감독상을 수상한 뒤에도 ‘광해, 왕이 된 남자’가 다른 여러 부문의 상을 수상하며 잇달아 호명되자 감격스러운 표정이었다. 추 감독은 시상식 뒤 느낌을 묻는 질문에 “15개 부문, 전혀 이만큼까지는 예상 못했다. ‘피에타’ ‘도둑들’ ‘건축학개론’ 등 올해 너무 좋은 영화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데뷔작부터 기대주로 지목됐다. 2005년 중견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와 코미디를 적절히 버무린 ‘마파도’로 300만 관객을 스크린 앞에 불러모으며 충무로 흥행 감독으로 떠올랐다. 2006년 ‘사랑을 놓치다’는 52만여 명을 모으는 데 그쳤지만 2010년 느린 호흡의 저예산 영화인 ‘그대를 사랑합니다’로 164만여 명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길지 않은 필모그래피지만 그는 흥행의 굴곡을 겪었다. 코미디와 멜로, 드라마 등 다양한 코드를 가로지른 끝에 올해 만난 작품이 ‘광해…’였다. 그는 철저하게 기획된 시나리오 위에 이야기와 영상의 ‘궁합’을 맞춰 강우석 강제규 이준익 봉준호 윤제균 최동훈 감독으로 이어져 온 ‘1000만 감독의 바통’을 쥐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