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검사가 근무했던 특수부는 ‘재계 저승사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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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모 서울고검 검사(51·부장검사급)는 2008년 3월부터 2009년 1월까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장을 지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고위정치인이나 대기업의 범죄 등 대형 비리를 수사하는 곳으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버금가는 화력을 자랑하는 곳이다. 특별수사로 잔뼈가 굵은 검사들이 포진해 있는 데다 정치인과 재벌의 비리를 파헤치는 수사로 ‘재계의 저승사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김 검사도 수도권과 부산 등에서 특수부장을 지내다 서울중앙지검에 입성했다.

12일 경찰은 “김 검사가 특수3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유진그룹의 나눔로또 사업 인수합병(M&A)에 대해 내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유진그룹은 김 검사에게 6억 원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기업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12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그 당시 유진그룹 및 계열사 내사·수사 여부에 대한 사실 조회와 자료 제공을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진그룹은 2007년 조달청이 주관한 제2기 로또 수탁사업자 선정에 ‘나눔로또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했는데 이 과정을 김 검사가 내사하다가 청탁을 받고 덮은 의혹이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아직 보고를 받은 바 없고 당시 (유진그룹에 대한) 수사나 내사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은 김 검사가 KTF 임원과 마카오로 여행을 다녀온 의혹과 관련해서도 2009년 8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해당 기업을 수사했던 기록을 요청했다. 남중수 전 KT 사장은 KTF와 KT 사장으로 일하면서 납품업체와 계열사로부터 납품 및 인사 청탁과 함께 3억3000만여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로 2008년 11월 구속 기소됐다. 이에 앞서 조영주 전 KTF 사장은 중계기 업체 대표에게서 납품 청탁과 함께 24억여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같은 해 10월 구속 기소됐다. 이 수사는 모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진행됐다. 경찰은 김 검사가 특수3부장 재직 당시 옆 부서에서 진행 중이던 수사를 무마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KTF 측에서 편의를 제공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김수창 특임검사팀도 김 검사가 이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정황을 최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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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검사수뢰의혹#유진그룹#검경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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