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간부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김수창 특임검사팀은 거액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고검 김광준(51) 검사를 14일 오전 재소환했다.
김 검사는 전날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12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이날 새벽 3시께 귀가했다. 이어 그는 이날 오전 9시 50분 특임검사 사무실이 있는 서울서부지검에 다시 출석했다.
김 검사는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씨의 측근인 강모 씨로부터 2억 4000만 원,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동생 유순태 EM미디어 대표로부터 6억 원을 각각 수수한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이후 9일 검찰은 특임검사를 지명해 수사를 시작했다.
특임검사팀은 김 검사에게 부산지역 사업가 최모 씨 명의를 빌려 차명계좌를 개설한 과정, 이 계좌를 통해 조 씨 측근과 유진그룹 측으로부터 돈을 건네받은 경위, 받은 돈의 사용처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또 김 검사가 후배 검사들과 함께 유진그룹 계열사에 주식투자를 하게 된 경위와 이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 수사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KTF 관계자에게 해외여행경비를 제공받았는지, 조 씨 측근과 유진그룹 회장 형제 외에 다른 사건 관련자들로부터 돈을 건네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도 조사했다.
김 검사는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임검사팀은 김 검사가 대구지검 서부지청 재직 당시 고소 사건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 후배 검사·지인들과 자주 룸살롱에 출입하면서 술값을 대납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특임검사팀은 김 검사가 경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비리를 감추기 위해 룸살롱에 '장부를 없애달라'고 요청하고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인에게 가짜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있다고 알려진 것과 관련해서도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필요할 경우에는 유진그룹 총수 일가 등 자금 공여자나 기타 참고인들을 재소환해 김 검사와 대질 신문할 계획이다.
특임검사팀 공보담당인 정순신 부장검사는 "수사가치가 있는 의혹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가감 없이 확인하고 있다"면서 "특별검사처럼 기간이 정해져 있거나 (대상에) 제한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 연루자들을 포함해) 나오는 모든 것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검사는 이틀에 걸친 수사로 현재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날 조사가 완료되지 못할 경우 다시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혐의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김 검사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알선수뢰 또는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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