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21일 ‘운명의 TV토론’을 앞두고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은 채 토론 준비에 집중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예정돼 있던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한 뒤 역시 토론 준비에 전력을 기울였다.
안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나를 불러준 국민의 마음에 따라 민생을 풀어 가는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라며 “문 후보가 단일후보가 된다면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정권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돕겠다”라고 밝혔다.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무총리 같은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대화의 정치, 협력의 정치를 이루기 위해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도 했다. 자신이 단일후보가 되면 신당 창당 등 정계개편으로 이어져 민주당이 깨질 수 있다는 일부 민주당 지지자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의도다.
안 후보가 “국회의원 수를 줄이면서 전체 예산을 줄이지 않고 국회의원마다 보좌관 한 명이라도 더 주면 전문성이 더 확보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말 바꾸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가 지난달 국회의원 수 축소를 처음 말하면서는 “국회의원 수를 100명 줄이면 임기 4년간 예산 2000억∼4000억 원을 아낄 수 있다”라며 예산 축소도 함께 언급했기 때문이다.
안 후보 측은 이날 여성정책과 정보기술(IT)정책을 발표했다. 여성정책으로는 공공부문 채용 때 일정 비율 이상을 여성으로 채우는 할당제의 의무화와 성폭력 친고죄 폐지 등을 약속했다. 여성가족부는 ‘성평등 추진기구’로 위상을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IT정책에는 이동통신회사의 휴대전화 요금을 자율화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그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 참석해 위안부 피해자에게 “일본의 공식 사죄를 이끌어 내는 데 동참하겠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는 국회 의원회관과 민주당사에서 단일화 협상 상황을 틈틈이 보고 받으며 정책 구상을 차분히 정리했다. 정책의 유사성을 강조하고 차이점은 확인하며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문 캠프 참모들이 페이스북에서 의견을 모은 결과 “큰형님처럼 다독이는 모습을 보여 달라”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한다.
MBC 앵커 출신 신경민 미디어단장 등이 토론 전까지 그의 곁에서 ‘토론 멘토’ 역할을 했다. 신 단장은 “가장 중요한 전략은 후보가 단일화 협상 상황까지 고려해 토론 현장에서 매 순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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