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석도 어려울 것 같았던 4·11총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지 4개월 만에 153석의 승리를 거뒀을 때의 전략 틀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당시 정당득표율에서는 새누리당이 야권 전체 득표율에 못 미쳤던 만큼 표를 최대한 확장하는 전략도 병행할 계획이다.
박 후보는 25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지역, 현장에서 발로 뛰어달라. 돌발 사건에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종합상황실 중심의 소수 인력만 서울에 남기고 모두 표가 있는 지역으로 내려보낸다는 것. 이혜훈 실장, 신동철 부실장 및 일정, 메시지 담당자로 간소하게 꾸린 당시 종합상황실은 김용민 막말 사태 등의 현안에 속도감 있게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지역 유세 현장에서 박 후보의 대중적 인지도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새누리당은 총선 당시 민주당 한명숙 대표에 비해 현장 장악력이 우세했던 박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도 문 후보에 비해 인지도나 현장 호응도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총선 때 7000km를 다닌 박 후보는 일정팀에 이보다 더 촘촘한 일정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지역에 가면 그 지역에서 숙박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이번 주만 두 번의 지방 숙박이 예정돼 있다.
선명한 ‘프레임 만들기’ 전략도 계속된다. 박 후보는 총선 때 민주당을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제주 해군기지에 대해 말 바꾸기를 하는 불안한 세력으로 규정했다. 27일 첫 유세부터 민주당을 ‘실패한 폐족 세력’으로 규정하고 각을 세울 계획이다.
보수 표의 결집과 중도 표의 확장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안철수 전 후보를 지지했다가 부동층으로 돌아선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총선 이후 새로 발굴한 정치쇄신, 국민대통합 어젠다를 더 강조할 계획이다.
아울러 충청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 수도권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 부산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 호남 한광옥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 등을 투입해 적극 활용하는 것도 총선과는 차별화된 계획이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文캠프 “安끌어안고 PK표심 파고들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는 ‘부산·경남(PK) 공략’과 ‘안철수 전 후보의 지지층 끌어안기’를 대선 필승전략으로 삼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7일 문 후보가 연고지인 부산에서 첫 유세를 시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 캠프 측 김부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6일 라디오에서 PK 지역 득표율에 대해 “아름다운 단일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양보는 있었던 것 아니냐”며 40%를 목표치로 제시했다. 4·11총선 때도 민주당은 PK에서 3석을 얻는 데 그쳤지만 선거구별로 득표율은 40%대 안팎을 기록했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부산 득표율은 29%였지만 2010년 부산시장 선거에선 김정길 후보가 44%를 얻은 점도 고무적이다. 캠프 일각에서는 ‘45%’를 PK 득표율 목표치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문 캠프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호남 득표율은 한 자릿수로 묶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호남에서 얻은 93%의 득표율을 뛰어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당 핵심 인사들로 구성된 중앙유세단은 27일 광주에서 출정식을 갖고 호남 공략에 나선다.
안 전 후보의 사퇴로 증가한 부동층 흡수에도 공들이고 있다. 문 캠프는 안 전 후보와 안 캠프, 안 전 후보 지지층을 모두 포용하는 ‘3각 해법’을 마련할 방침이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26일 안 캠프와의 공동선대위 구성에 대해 “이미 약속돼 있는 일”이라며 “두 분(문 후보와 안 전 후보) 사이의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 캠프 공동선대본부장이었던 박선숙 전 의원이 민주당에 복귀할지, 한다면 어떤 자리를 맡을지도 관심사다. 문 캠프는 그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모시겠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는 ‘안 전 후보와 연대한 야권 단일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문 후보가 안 전 후보의 사퇴 직후 카카오톡 메인 이미지를 안 전 후보와 악수하는 사진으로 교체하고 “끝까지 국민 여러분의 ‘진심’을 안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은 것도 이 때문이다. 안 전 후보의 진심캠프와 함께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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