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증세는 마지막 복지확대 수단… 실천못할 약속 한적없다”

■ TV토론으로 선거운동 첫발

“국민면접 합격점 받고싶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임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2012 대선후보 TV토론: 국민면접 박근혜’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토론은 70분 동안 진행됐다. 국회사진기자단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26일 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을 통해 방송된 ‘2012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중산층 재건을 위한 ‘국민행복 프로젝트’로 가계부채, 사교육비 절감, 국가책임 보육, 4대 사회악(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범, 불량식품) 척결, 일자리 활성화를 제시했다. 이어 “70%의 국민이 중산층이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계부채가 1000조 원에 달하는데 개인의 경제 문제뿐만 아니라 이것이 방치되면 국가경제적으로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귀가하는 자녀들이 안전하게 돌아올까 걱정해야 하는 나라, 음식 먹을 때 따져보고, 학교 가는 것이 두려운 나라라면 선진국이 됐다 해도 선진국이 아니다. 그런 문제부터 근절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임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토론은 박 후보가 구직자로 나와 국민 앞에서 1차 서류전형, 2차 국민면접을 보는 형태로 진행됐다. 박 후보는 “국민면접에서 꼭 합격점을 받고 싶다. 구직자의 심정으로 정성을 다해 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정보기술(IT)을 일자리와 연결시키는 창조경제는 서민 일자리 마련 방안과는 맞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창조경제를 통해 좋은 일자리의 파이를 키우는 동시에 900개의 직무능력표준 제도를 도입해서 그 직무의 능력을 갖추면 학벌 따지지 않고 직업을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가계부채 대책에 대해 박 후보는 “매년 6만 명이 신용회복을 통해서 재기할 수 있도록 20%대의 고금리로 고통 받는 국민을 1000만 원 한도 내에서 반으로 금리를 낮추고, 장기 상환 대출로 전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렌트푸어 대책에 대해 “전세를 구하기 힘든 분들의 두 가지 고통은 목돈 마련과 고금리”라며 “목돈 마련은 집주인이 세입자 대신 은행에서 돈을 받고 세입자는 이자만 내는 걸로 해결하고, 고금리는 정부가 보증을 서서 반으로 낮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 패널은 “은행권들이 들으면 경악할 만한 대책이다. 부동산 대책이 너무 추상적인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모두 발언에서 “정치 인생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음식은 ‘비빔밥’이라고 밝힌 뒤 “각기 다른 재료들이 고추장과 참기름에 섞여서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된다. 각자 개성과 특성이 다르지만 융합이 되면 새로운 발전과 도약,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지금은 우리나라가 복지 확장기이며 지금 틀을 잘못 잡으면 국가 건전성이 훼손되고 바로잡을 수 없다”며 “국민이 원하는 복지 수단과 조세 수준이 차이가 나면 갈등이 되지만 증세는 마지막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정치를 하는 동안 실천하지 못할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여성이 어떻게 대처하느냐고 하는데 천안함 사태 때 젊은 장병 46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그걸 폭침이 아니라 침몰이라고 하면서 재조사 운운하며 북한에 눈치 보는 사람, 연평도 포격 희생자에게 위로는커녕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대해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사람이 미사일에 잘 대처할 수 있느냐”며 야권과 각을 세웠다.

박 후보는 정책비전 스피치를 한 뒤 전문가 패널 4명(국민대 홍성걸 교수, 중앙일보 정진홍 논설위원, 단국대 서미아 교수, 서울대 이은주 교수), 일반인 패널 3명, 40여 명의 방청객과 질의응답을 하는 형식으로 70분간 진행된 생방송에 임했다.

이날 토론은 통합민주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21일 진행한 후보 단일화 TV토론의 형평성 차원에서 마련됐다.

한편 박 후보는 ‘대한민국 헌법 제8호에 근거한 긴급조치로 인한 피해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안’(유신피해자 보상법)을 공동 발의했다.

▶본보 23일자 A5면 참조
朴, 후보 등록하는 날 의원직 사퇴… ‘유신 피해보상’ 발의 검토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박 후보의 마지막 법안이다. 박 후보가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피해자들을 위한 법안을 공동 발의한 것은 대선 국면에서 자신의 아킬레스건인 과거사 문제를 돌파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법안은 국회 대통령 대법원장이 각각 추천하는 인사 3인으로 구성된 ‘긴급조치 피해자 명예회복 및 보상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고 여기서 긴급조치 피해자에 해당되는지와 보상금 지급 여부 등을 심의·의결하도록 했다.

동정민·최우열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