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대선 D-21]朴 “文, 실패정권 핵심” vs 文 “朴, 유신독재 대표”… 박정희-노무현 대리전 양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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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 첫날부터 과거로 가는 난타전… ‘7% 安부동표’ 쟁탈전 치열

공식 선거운동 스타트… 18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7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각각 대전역 광장과 경남 창원시청 앞에서 손가락으로 자신의 기호(박 후보 1번, 문 후보 2번)를 표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두 후보는 이날 각각 충청권과 부산·경남을 시작으로 22일 동안의 선거운동 열전에 돌입했다. 아래 사진은 한 후보의 유세를 듣기 위해 빼곡하게 몰려든 유권자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뉴시스
공식 선거운동 스타트… 18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7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각각 대전역 광장과 경남 창원시청 앞에서 손가락으로 자신의 기호(박 후보 1번, 문 후보 2번)를 표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두 후보는 이날 각각 충청권과 부산·경남을 시작으로 22일 동안의 선거운동 열전에 돌입했다. 아래 사진은 한 후보의 유세를 듣기 위해 빼곡하게 몰려든 유권자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뉴시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전격 사퇴로 늘어난 부동층 표를 놓고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양보할 수 없는 쟁탈전에 나섰다. 안 후보 사퇴 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하면 당초 안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 중에 ‘대안 후보’를 정하지 못한 사람의 비율이 20∼25% 안팎이다. 이들이 부동층으로 돌아서면서 전체 부동층이 7%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안철수 부동층’의 향배가 박빙 선거의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두 후보는 상대방에 대해 거침없는 화살을 날렸다.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참배를 첫 일정으로 시작한 박 후보는 바로 대전으로 내려가 충청권을 시작으로 중원 공략에 들어갔다.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쥐었고, 박 후보가 정치생명을 걸고 세종시 이전을 관철시킨 인연이 있는 충청권을 최대 전략지역으로 본 것이다. 한때 ‘충청권의 맹주’였던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가 유세장을 돌며 직접 지원에 나섰다.

반면 문 후보는 고향이지만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이기도 한 부산·경남(PK)을 첫 유세지로 택했다. 부산은 이번 대선 판도를 크게 흔들어온 안 전 후보의 고향이기도 하다. 안 전 후보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문 후보는 부산 첫 유세부터 “안 전 후보와 함께 새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박 후보는 충청권에서, 문 후보는 PK에서 지지율이 빠지고 있어 먼저 이곳부터 회복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 문 후보는 각자 ‘미래세력’을 자처하며 상대방을 ‘과거세력’으로 몰아붙였다. 공식 유세 첫날부터 ‘박정희 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18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과거 전쟁’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박 후보는 이번 대선을 ‘준비된 미래’ 대 ‘실패한 과거의 부활’ 구도로 규정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문 후보를 겨냥해 ‘실패한 노무현 정부론’을 제기한 것이다. 박 후보는 첫 유세인 대전역 유세에서 “(노 정권) 당시 대학등록금은 역대 최고로 무지막지하게 뛰었고 부동산도 역대 최고로 폭등했다. 양극화는 심화됐고 비정규직이 양산됐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지금 야당 후보는 스스로를 폐족이라 불렀던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 실세였다”고 비난했다.

문 후보는 부산 유세에서 “이번 대선이야말로 과거세력과 미래세력의 한판 대결”이라면서 “5·16군사쿠데타, 유신독재 세력의 잔재를 대표하는 박 후보가 독재를 찬양하고 미화한 역사인식으로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느냐”고 몰아세웠다. 박 후보의 아버지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겨냥해 ‘유신독재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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