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권력재편땐 잠잠, 韓日 선거정국엔 도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3일 03시 00분


北 “10∼22일 위성발사”… 묘한 시점에 미사일 카드
정부 “발사 12일 안넘길듯”

북한이 ‘장거리 로켓(미사일) 도발 카드’를 다시 꺼냈다. 4월 로켓 발사 실패 후 8개월 만이다. 미국 대선과 중국의 권력 재편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도발을 자제했던 북한이 한국 대선(19일)과 일본 총선(16일)을 앞두고 로켓을 발사하면 한반도 주변 정세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은 1일 담화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자체의 힘과 기술로 제작한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게 된다”라며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 미사일기지)에서 남쪽 방향으로 12월 10∼22일 사이에 발사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2일 “1단 추진체는 서해상에, 2단 추진체는 필리핀 동쪽 해상에 낙하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북한은 일본 필리핀 등에 로켓의 비행 궤도와 낙하 지점 등을 통보했다.

군 고위 소식통은 “북한이 발사 준비를 서두르는 징후가 뚜렷하다”라며 “2, 3일 안으로 로켓 추진체를 발사대에 세운 뒤 발사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10∼12일 쏴 올릴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한미연합사령부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이 발사대에 장착되면 대북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CON)’을 3단계에서 2단계로 올릴 방침이다.

군 일각에선 북한이 로켓 발사에 이목을 집중시킨 뒤 ‘성동격서’ 식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북한이 동·서해에서 잠수함을 활용한 대남 침투와 장사정포의 기습 시간 단축 훈련을 강화하는 등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천안함 폭침처럼 예측 불허의 도발을 꾀할 개연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의 발표 직후 외교통상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를 무시한 엄중한 도발이자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발사를 강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여러 나라가 (이번엔) 제재 범위와 내용의 차원이 과거와는 본질적으로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금융·해운분야 제재를 협의하고 있다”라고 밝혀 방코델타아시아(BDA)의 자산 동결 같은 강도 높은 금융 제재 방안도 나올 개연성이 높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장택동 기자 ysh1005@donga.com
#미사일 발사#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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