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공통점은 이번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지지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힌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이들의 정치적 관계는 서로 복잡하게 뒤얽혀 있다. 역대 대선에서 때론 동지로 손을 잡았지만 때론 적으로 총을 겨눴다. 박 후보와도 각각 애증의 개인적 인연을 갖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한데 뭉친 적이 없는 이들이 보수정권 재창출이라는 대의 아래 박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점은 이번 대선의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이른바 ‘보수대연합’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진영이 동교동계 분화 등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박 후보와의 개인적 관계 등에 따라 지지 강도는 조금씩 다르다.
지역 유세를 포함해 박 후보 지지활동에 가장 적극적인 건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다. 두 사람은 이번 대선에서 승부처인 충청 지역의 민심을 잡기 위해 박 후보 측이 가장 공을 들인 보수진영 인사다. 박 후보는 이들을 직접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이회창 전 대표는 부산과 충청 지역을 합쳐 5% 정도의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도 박 후보 지지의 뜻을 갖고 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아직 공개 석상에서 직접 지지 의사를 밝힌 적은 없다. 차남인 김현철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장이 “박 후보가 이틀 전 직접 상도동(자택)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를 했다. 아버지가 공식적으로 지지를 표명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한 정도다.
박 후보의 사촌 형부인 김 전 총재도 박 후보의 전화를 받고 지지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사람의 회동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 후보가 자택 방문 의사를 전했으나 김 전 총재가 “굳이 올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는 설과 박 후보가 “전화하면 되지 직접 찾아갈 필요까지 있느냐”고 해 김 전 총재가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설이 교차한다. 김 전 총재는 박 후보의 원로 자문역할을 하고 있는 김용환 전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아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재오 의원은 2일 측근인 김해진 전 특임차관을 통해 지지 의사를 밝혔으나 “박 후보는 천상에서 지상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지적하고, 민주당의 공약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안을 발의하는 등 엇박자를 내고 있다. 당 지도부와 친이계 의원들도 이 의원 설득에 지친 상태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5일 “박 후보를 지지하는 길이 시대가 잘못되는 것을 막고 나라를 구하는 애국의 길이며 선진화와 통일로 나가는 역사의 대의에 맞는 길”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 후보의 영입으로 2004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주도하고 정책위의장까지 맡았다가 행정도시법 통과에 반발하며 박 후보와 결별했었다. 8년 만의 복귀인 셈이다.
김옥두, 한화갑에 이별 서신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DJ) 가신그룹 동교동계인 김옥두 전 의원이 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에게 이별을 알리는 공개 서신을 보냈다. 김 전 의원은 “친구, 이러면 안 되지 않는가? 나중에 우리가 저세상에서 무슨 낯으로 대통령님을 뵙겠는가”라며 “권노갑 형님과 나는 죽어서도 대통령님 곁에 가서 영원토록 모시겠네. 정녕 발길을 돌릴 수 없다면 더이상 대통령님을 거론하지는 말아주게. 그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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