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방영된 첫 대선 TV토론은 조사 대상의 68.3%가 ‘대부분 또는 일부를 시청했다’고 답했다.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언론보도 등을 통해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라는 응답자는 13.4%였다. 시청하지 않았고 내용도 모른다고 답했거나, 아예 응답하지 않은 이들은 18.3%에 불과했다. TV토론에 대한 높은 관심이 수치로 나타난 것이다.
○ 토론 누가 잘했나? ‘박-이-문’순
토론을 봤거나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어느 후보가 토론을 더 잘했는지를 묻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라는 응답이 33.7%로 가장 많았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23.1%로 뒤를 이었으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20.7%에 그쳤다.
문 후보에 대한 평가가 박하게 나온 것은 토론 내내 이 후보가 박 후보를 공격하면서 비교적 점잖은 모습을 보인 문 후보의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 지지층의 64.4%는 박 후보가 토론을 가장 잘했다고 평가했으나, 문 후보 지지층에서는 이 후보가 잘했다는 응답(39.7%)이 문 후보가 잘했다는 응답(37.8%)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문 후보는 자신의 지지층에서도 제대로 평가를 못 받은 셈이다. 이에 따라 TV토론을 통해 지지율 격차를 극복하겠다던 문 캠프의 전략은 일단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연령이 높을수록 박 후보가 잘했다는 응답이 많았고, 연령이 낮을수록 이 후보가 잘했다는 답변이 많았다. 이념성향별로 보면 보수층은 절반 이상(54.2%)이 박 후보가 잘했다고 답했으며 중도층에서도 박 후보가 잘했다는 답변이 29.1%였다. 진보층에서는 이 후보가 잘했다는 응답이 35.9%로 문 후보(32.3%)를 앞질렀다.
지역별로는 호남을 뺀 모든 지역에서 박 후보가 잘했다는 답변이 많았다. 호남에선 이 후보가 잘했다는 응답(36.4%)이 문 후보가 잘했다는 응답(32.5%)을 앞질렀다.
○ TV토론 후 지지 후보 변경 6.7%
TV토론이 각 후보의 지지율에 미친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TV토론회를 보고 지지 후보를 변경할 생각이 들었느냐’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9.1%는 ‘변경할 생각이 없다’라고 답했다. ‘변경할 생각이 들었다’라는 이들은 6.7%에 불과했다. 박 후보 지지자의 93.5%, 문 후보 지지자의 91.9%가 지지 후보를 변경할 생각이 없다고 밝혀 이미 각 후보 지지층이 결집된 상태임을 보여 줬다. 새누리당 지지자의 92.4%, 민주당 지지자의 90.2%도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강원·제주에서 변경할 생각이 들었다는 답변이 13.0%로 좀 높게 나왔지만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텃밭인 대구·경북과 호남에선 변경 의사를 밝힌 이들이 각각 2.6%와 6.4%에 그쳤다.
○ 토론 방식 개선 목소리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1% 미만이라도 소속 정당 국회의원이 5명 이상이면 참여할 수 있는 현행 TV토론 방식에 대해서는 ‘현행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는 의견이 과반(58.5%)이었다. 이 후보로부터 맹공격을 받았던 박 후보의 지지층 59.3%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문 후보 지지층 57.2%도 제도 개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지지자(60.1%)보다 민주당 지지자(63.0%) 사이에서 토론 자격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약간 높았다. 또 진보층(58.4%)보다는 보수층(63.5%)과 중도층(63.2%)에서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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