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치러지는 일본 총선(중의원 선거)을 코앞에 두고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데 이어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공을 침범하자 일본 극우세력의 입지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의 총리 등극은 물론이고 자민당의 단독 과반수 확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1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국방력 강화를 핵심공약으로 제시한 자민당의 선거운동이 점점 더 활기를 띠고 있다. 아베 총재는 전날 나가사키(長崎) 시 거리 연설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는) 일본을 사정권에 뒀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권의 외교안보 실패를 부각하는 동시에 국민의 위기의식을 부추긴다는 작전이다. 언론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중의원 과반(241석)을 크게 웃도는 280석 안팎을 차지하며 압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베 총재는 2006년 7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힘입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연소 총리에 등극했다는 평가가 있다.
극우 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일본유신회 대표도 북한의 로켓 발사 직후에 낸 성명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포함한 국가안전보장기본법을 추진하고, 자주헌법 제정을 실현할 수 있는 정권 수립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케이신문 등 우익 성향 언론은 북한 로켓 발사와 중국과의 센카쿠 분쟁을 구실로 집단적 자위권을 확보하고 방위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설과 기사를 쏟아내며 아베 총재를 측면지원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안보’가 선거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미국보다 먼저 탐지하고도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없어 미국으로 향하는 미사일을 그냥 두고 보면 미일동맹은 끝장”이라는 아베 총재의 발언을 소개했다.
도쿄신문은 방위성과 자위대가 북한의 로켓 발사를 명분으로 ‘자기 증식’을 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 방위상은 북한의 로켓 발사 직후 “미사일 방어(MD) 시스템과 정보수집 능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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