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대학살 발생 75주년 날… 中-日 센카쿠 상공 일촉즉발

中 항공기 1대 첫 진입에 日전투기 8대 긴급 발진

중국 국가해양국 소속 항공기 한 대가 13일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공에 진입하자 일본 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했다. 중국 정부 항공기가 일본 영공을 침범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 해양감시선 4척도 이날 사흘째 센카쿠 영해에 들어오면서 양국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됐다. 중국 국가해양국은 이날 홈페이지에서 “해공(海空·바다와 하늘) 입체 순항을 전개했다”라고 발표했다. 이날은 1937년 일본군에 의한 난징(南京)대학살이 발생한 지 75주년이 되는 날이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은 이날 오전 11시 6분경 중국 항공기 한 대가 센카쿠 열도 상공을 비행하는 것을 발견하고 방위성에 통보했다. 방위성은 공군항공자위대의 F-15 전투기 8대와 조기경보기 E-2C 등 총 9대를 긴급 발진시켰지만 현장에 도착했을 때 중국 항공기는 이미 센카쿠 상공을 벗어난 뒤였다.

일본 순시선은 중국 항공기가 영공을 침범하기 직전 무선으로 “일본 영공에 침범하지 않도록 비행하라”라고 경고했다. 이에 중국 항공기는 “여기는 중국 영공이다”라고 맞받아쳤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매우 유감이다. 주권 침해에 대해 국내법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 해양감시 항공기가 댜오위다오 영공에서 비행한 것은 완전히 정상적 활동이다. 중국은 일본에 댜오위다오 영공에서 불법 행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한다”라고 반박했다.

중국 해양감시선 4척은 이날 오전 9시경 센카쿠 주변 일본 측 영해에 진입했다. 중국 해양감시선이 일본 측 영해에 진입한 것은 9월 일본이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한 이후 17번째다.

도쿄=배극인·베이징=이헌진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