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대선후보(사진)가 15일 트위터를 통해 “과정이 이렇게 혼탁해지면 이겨도 절반의 마음이 돌아선다. 부끄러운 승리는 영원한 패자가 되는 길이다. 국민은 그런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다”며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의 네거티브 선거를 질타했다.
이달 초 양측의 네거티브전에 대해 “대선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음에도 진흙탕 싸움에 침묵해 온 그는 이날 오후 1시 반경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패자가 축하하고 승자가 포용할 수 있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며 착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안 전 후보 측은 “여야 정치권 전반을 향한 메시지”라고 밝혔다.
안 전 후보는 이런 글을 올린 지 4시간여 만에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문 후보 유세에 깜짝 등장했다. 그는 민주당 상징인 노란색 목도리를 문 후보에게 둘러준 뒤 “제가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청중이 “문재인”이라고 답하자 그는 “지금 답대로 투표할 건가. 믿어도 되겠나. 여러분들을 믿겠다”고 말했다.
이날 유세 일정이 없었던 그는 광화문 유세 1시간여 전 유세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들은 “네거티브는 안 된다는 메시지에 문 후보 측이 호응해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는 유세에서 “어떤 음해에도 끝까지 네거티브 하지 않고 정정당당한 선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여전히 양측의 네거티브전이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문 후보의 약속만으로 충분한가 하는 지적도 있다. 안 전 후보 측은 “어떤 경우라도 지원은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권교체와 ‘새 정치’ 사이에서 안 전 후보가 처한 딜레마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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