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로 선거비용 모으고 SNS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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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9일 03시 00분


■ 달라진 대선 풍경

초상화 들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광장 유세에서 한 시민이 그려준 초상화를 들고 인사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초상화 들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광장 유세에서 한 시민이 그려준 초상화를 들고 인사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18대 대선은 과거와 비교할 때 새로운 경향 5가지가 눈에 띄는 선거였다.

첫째, 시대 변화를 반영하듯 대선자금 모금부터 선거운동 방식까지 양상이 달라졌다. 이번 대선에선 최초로 대선후보들이 ‘펀드’를 통해 선거비용을 모금했다. 선거가 끝나면 불법 대선자금 논란에 휘말려 검찰 수사가 되풀이되는 구태를 극복하고 깨끗한 돈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취지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10월 출시한 1차 ‘문재인 담쟁이펀드’에서 56시간 만에 목표액 200억 원을 모았다. 3만4800여 명이 참여해 1인당 평균 57여만 원을 낸 것. 이어 목표액이 100억 원인 ‘담쟁이펀드 시즌2’도 하루 만에 모금이 끝났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11월 ‘박근혜 약속펀드’를 출시했다. ‘약속펀드’는 51시간 만에 1만1831명이 참가해 목표액 250억 원을 채웠다. 1인당 평균 211만 원 정도를 낸 것으로 문 후보 펀드 1인당 평균의 3배를 넘었다.

둘째, 대선후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권자와 직접 소통에 나선 것도 달라진 풍경이다. 박 후보는 최측근인 이춘상 보좌관이 숨진 2일 트위터에 “15년 동안 사심 없이 헌신적으로 도와준 이춘상 보좌관!! 이렇게 갑작스러운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게 되어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문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전격 사퇴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안 후보님과 안 후보님을 지지하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했다. 트위터는 후보들의 속내를 드러내는 창구였다.

셋째, 후보들이 국민에게서 직접 정책제안을 받은 것도 처음이다. 박 후보는 정책블로그 ‘5000만 상상누리’를 개설해 공약개발 과정에 국민을 참여시켰다. 문 후보는 ‘국민명령 1호 프로젝트’를 통해 새 정부 첫 국무회의에서 행정명령 1호로 공표할 정책을 공모했다. 3539건의 제안 가운데 ‘장애인 등급제 폐지’가 선정됐다.

넷째, 완주하는 후보 6명 가운데 여성이 3명인 점은 ‘여성 대선후보 역대 최다’ 기록이다. 박 후보를 비롯해 무소속 김소연(5번), 김순자(7번) 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사퇴하기 전까진 여성 후보가 과반을 차지했다. 박 후보는 ‘여성 대통령론’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다섯째, 이번 대선은 ‘TV토론이 가장 부실한 대선’이라는 오명도 얻었다. 2007년 대선의 경우 방송사와 언론단체, 시민단체가 주관한 초청 대담과 토론이 44차례나 있었다. 이번에는 박, 문 후보가 관훈클럽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 등에 각각 참가했지만 서로 맞붙은 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세 차례의 법정 토론회뿐이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대선#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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