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선택 박근혜]5060 ‘검지족’이 2030 ‘엄지족’ 눌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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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 투표혁명’ 원동력은

2002년 대선에서 인터넷을 통해 표심이 출렁였던 ‘2030 투표혁명’이 대선 결과를 갈랐다면 10년 후인 이번 대선에선 ‘5060의 투표혁명’이 승부를 좌우했다. 구체적인 세대별 투표율·득표율을 확인할 순 없지만 2030세대에 비해 70여만 명 많은 5060세대가 투표에 적극 참여해 새누리당 박근혜 당선인에게 표를 모아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과거에도 5060은 2030보다 투표율이 높았지만 정치적 의사를 밝히지 않고 침묵하다 조용히 투표만 하던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서로 후보나 투표에 대한 각종 정보와 의견을 주고받는 등 한층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한 것이 달라졌다.

여기에는 대선을 앞두고 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이 편성한 각종 정치·시사 프로그램이 이들의 정치의식을 높이는 데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야 후보 진영 관계자들이 나와 토론 맞대결을 벌이거나 기자와 정치평론가들이 각종 현안을 해설하는 등 기존 지상파 방송에선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정치공론장이 생겼다는 것이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3200만 명을 넘어서면서 5060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이 보편화된 것도 큰 변화였다. 대선일인 19일 하루 동안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서 발생한 뉴스콘텐츠 클릭 수는 2억여 건으로 컴퓨터(PC)의 약 6000만 건을 압도했다.

5060은 과거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낼 때는 키패드를 신속하게 누르는 젊은 ‘엄지족’을 따라갈 수 없었지만 터치스크린의 스마트폰을 쓰게 되면서 검지만으로 쉽게 트위터와 카카오톡에 메시지를 올릴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과 SNS로 무장한 중장년 ‘검지족’은 선거 기간 의견을 공유하고 확산하다가 19일에는 투표율을 확인하고 투표 독려에 나섰다.

각종 선거·정치 공학에까지 익숙해졌다. 5060 사이에선 투표 당일 “괜히 아침 일찍 투표하러 몰려 나갔다가 젊은애들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 점심 먹고 따뜻해지면 투표하러 나가자”는 메시지까지 오갔다고 한다.

이렇게 되자 SNS 공간이 진보 성향의 후보를 지지하는 젊은 세대의 놀이터나 마찬가지이던 상황도 변했다. 카카오톡은 이번 대선을 맞아 각 후보의 대표 공약이나 메시지를 사용자들에게 보내는 ‘플러스 친구’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서비스는 18일 밤 12시를 기준으로 최종 친구 수는 박 당선인이 68만9599명,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54만1306명으로 박 당선인이 14만 명 이상 앞섰다.

김기현·박창규 기자 kimkihy@donga.com
#중장년#대선#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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