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동안 헌신적으로 보좌해 주셨는데 결과를 끝내 보지 못하게 돼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어린 아드님이 꿋꿋하게 자라 훌륭한 인재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이 보좌관께서 가장 바라는 일일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오전 미안한 표정으로 고 이춘상 보좌관의 부인 이은주 씨의 손을 꼭 잡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15년간 박 당선인을 보좌했던 이 보좌관은 2일 박 당선인의 강원 유세를 수행하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박 당선인은 이날 현충원 참배를 마치고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 들른 뒤 곧바로 첫 비공개 일정으로 이 보좌관의 납골당이 있는 경기 고양시의 한 추모공원으로 향했다.
이 씨가 이 보좌관의 납골당 안에 놓인 책 ‘오바마 대통령 만들기’를 가리키며 “남편이 박 당선인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늘 곁에 두고 읽었던 책이어서 여기 보관하고 있다”고 말하자 박 당선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 씨는 “중학생인 아들이 어제 출구조사가 발표된 뒤에 박 당선인께 크리스마스카드를 썼고 오늘 꼭 전해달라고 했다”며 카드를 건네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납골당에 비치된 편지지에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편안한 곳에 가셔서 영원한 축복 받으시길 기원합니다”라고 적어 이 보좌관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편지는 유골함 바로 옆에 놓였다.
박 당선인은 이어 이 보좌관과 같은 사고로 치료를 받다 11일 숨진 고 김우동 홍보팀장이 안치된 고양의 또 다른 추모공원으로 향했다.
박 당선인은 부인 서은희 씨의 손을 꼭 잡은 채 “열정적으로 성심으로 도와줬는데 결과를 보지 못해 너무 마음이 안타깝다”며 “용기를 잃지 말고 꿋꿋하게 잘 견뎌내 주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부친께서 KAL기 기장으로 유명을 달리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두 분 모두 나라를 위해 희생되셨다고 하니 더욱 가슴이 아팠다”고도 했다. 김 팀장의 아버지는 1987년 KAL기 폭파사건으로 세상을 떠났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같은 사고로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중인 박병혁 사진작가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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