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선택 박근혜]12시간 장거리 비행 뒤에도 꼿꼿한 올림머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 당선인 라이프스타일

유세 강행군을 벌인 22일 동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뾰족한 하이힐은 아니더라도 5cm 정도의 굽이 있는 구두를 고수했다. 운동화는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안 된다는 게 박 당선인의 뜻이었다. 그래도 힘든 일정에 단화로 발을 편하게 할 법도 한데 끝내 신지 않았다. 정장 바지에 단화로는 옷맵시가 좋지 않은 게 사실. 이에 캠프에선 “박 후보도 ‘천생 여자’”라는 말이 나왔다.

박 당선인은 자기 관리에 무섭도록 완벽을 꾀한다. 12시간을 넘는 장시간 비행을 마치고도 실핀을 촘촘히 꽂아 고정한 올림머리는 한 올 흐트러지는 법이 없다.

그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줄곧 칼라가 빳빳한 재킷이나 허리를 묶는 사파리 점퍼에 품이 넉넉한 무채색 정장 바지의 ‘전투복’ 스타일을 이어갔다. 당 대표 시절까지도 즐겨 입던 투피스 치마 정장은 옷장에서 꺼내질 않고 있다. 10월 31일 청년 행사에선 달라붙는 청바지, 빨간색 워커 차림의 ‘파격’에 스스로 “상당히 야하게 하고 나왔지 않냐”라며 웃기도 했다.

스타일을 좀처럼 바꾸지 않지만 시간(time)·장소(place)·상황(occasion)에 알맞은 ‘T·P·O’ 공식에는 철저하다. 2011년 네덜란드 방문에서는 국가의 상징색인 오렌지색 머플러를, 2009년 새마을운동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몽골을 찾아서는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떠올리게 하는 물방울무늬 원피스를 입었다. 자신이 직접 작성한 메모나 수첩 관리에선 철저함이 더하다. 2009년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인기업을 찾았을 때의 일화도 있다. 박 당선인은 방명록을 남기다 마음에 안 들었는지 종이 한 장을 더 요청했다. 보좌진은 이전 종이를 휴지통에 버리려 했다. 그러자 박 당선인은 종이를 손으로 눌러 못 가져가게 한 뒤 작게 접어 자신의 가방 안에 넣었다. 마음에 안 들어 폐기한 방명록 문구 또는 잘못 쓴 글씨가 알려지는 게 싫었던 것이다.

대선 기간 선대위에는 ‘보고서는 2장 안쪽으로’라는 불문율도 있었다고 한다. “확정되지 않은 내용이 무책임하게 흘러다니면 안 된다”는 박 당선인의 원칙이 영향을 미쳤다.

박 당선인이 사람에게 하는 최고의 찬사는 “신뢰할 수 있는 분”이다. 그는 사람을 볼 때 ‘신뢰할 수 있나, 최선을 다하나, 진취적인가’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한다. 화가 날 땐 아예 말을 하지 않거나 시선을 돌린다. 때로 “왜 그러셨어요” “다 왜들 그러세요” 같은 짧은 말을 던지기도 한다. 주변에선 백 마디 말보다 더 강한 경고로 느낀다.

[채널A 영상] 박근혜 당선으로 깨진 ‘대선 3대 징크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개인신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