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약 같은 여자들이 비만스러운 사랑을 꿈꾼다. 난해한 가사 내용이 이상하게도 귀에 쏙 들어온다.
신인 여성 보컬 그룹 더 씨야(송민경, 오연경, 성유진, 허영주)는 신곡 ‘독약’을 이구동성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번 신곡 ‘독약’은 데뷔곡 ‘내 마음은 죽어가’에 이어 업그레이드 된 슬픔을 표현한 곡이에요. 사랑도 이별을 하면 독약처럼 마음이 점점 죽어간다는 슬픈 노래죠. ‘이별이란 건 더럽게 아프니까’라는 현실적인 가사와 ‘비만에 걸린 사랑’이라는 가사는 너무나 공감이 가요.”(모두)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김난도 교수의 에세이 제목처럼 더 씨야는 사랑 때문에 죽을 만큼 아파도 봤고, 독약처럼 마음도 빼앗겨 보았다. 또 비만에 걸린 것처럼 주체 할 수 없는 사랑이 무거워 힘겨웠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아픈 사랑의 경험들은 더 씨야에게 가수로서 감성 표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남자들이 보기에 저는 딱 독약 같은 여자일 것 같아요. 성격이 단호한 스타일이라서 친구들이 노래를 듣고 ‘야 딱 네 이야기 같다’라고 말하더라고요. ‘내 마음이 죽어가’라는 곡을 들은 前남자친구는 저에게 그 당시 자기의 마음이 죽어갔다고 하더라고요. (웃음)”(허영주)
더 씨야의 멤버들은 사랑 앞에서 당당했다. 신인 여성 보컬 그룹으로서는 말하기 힘든 자신의 아픈 연애 경험담도 시원스럽게 털어놓았다.
“제 첫사랑은 저를 두고 바람을 피웠어요. 저에게는 충격이었죠. 하지만 지나간 과거니까요 이제는 담담해졌어요.”(송민경)
“저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사랑을 해본 적 없어요. 앞으로 가슴 아픈 사랑을 한번 쯤 해보고 싶어요. 사랑을 안 해봐서 그런지 언니들에 비해 노래에 감정이 덜 묻어 나는 거 같아요. (오연경)
더 씨야는 사랑에 아파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에 밤을 하얗게 셀 줄 아는 아직은 때가 덜 묻은 신인 그룹이다.
“사실 첫 방송에서 많이 떨었어요. 전날은 정말 잠도 안 오고 어떻게 노래를 표현해야 할 지 고민이였죠.”(성유진, 허영주)
“저는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 때문인지 첫 무대에서 ‘꽈당’ 하고 넘어졌어요. 하지만 넘어진 것이 창피한 것이 아니라 즐겁고 행복했어요. 힘들게 연습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마냥 행복하더라고요.”(송민경)
더 씨야는 소속사 코어콘텐츠 미디어가 기획해 지난 2011년 1월 해체한 인기 그룹 씨야의 명맥을 잇는 여성보컬 그룹이다.
이들에게 씨야는 롤 모델이자 넘어야할 산이다.
“솔직히 더 씨야로 데뷔 할 때 부담감이 정말 많았죠. 하지만 씨야라는 이름의 전통을 잇는 것은 하나의 브랜드잖아요. 장점이죠. 한편으로는 씨야 선배님들과 비교를 당한다거나 팬 분들이 씨야의 그리움 때문에 저희를 봐주시는 느낌이 드는 것은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씨야 선배님들처럼 저희도 인정 받는 보컬 그룹이 되고 싶어요.”(모두)
씨야는 얼마전 한 누리꾼의 ‘병풍같네’라는 악플에 속상해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의견 또한 소중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저희는 수년간 연습하며 꿈꿔왔던 가수의 꿈을 드디어 이루었어요. 그 에너지를 폭발시켜서 감동 있는 노래로 평생 함께하고 싶어요. 많이 사랑해주시고 기대 많이해 주세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모두)
마지막으로 더 씨야는 지금까지 힘겹게 달려온 자기 자신에게 한마디를 건넸다.
“연경아, 넌 참 어린나이에 고생을 많이 했구나. 네가 그렇게 잠이 많은데 아침 일찍 일어나 드라이 리허설을 하다니. 앞으로도 욕심을 버리고 언니들과 부모님께 더 잘하고 돈도 많이 벌어서 여행도 좀 가고. 사랑한다.”
“영주야, 수고 했다.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갔으니 더 열심히 해서 세계로 나가자. 정상에서 보자. 훨훨 날자.”
“민경아, 하아. 정말 고생 많았어. 여기까지 온 게 대견하구나. 꿈이 많으니 앞으로 더 훨훨 날아보자. 고통의 21년이 가고 22년 째의 삶이 오고 있는데 행복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힘들고 슬프더라도 아빠 생각하면서 힘내자. 사랑해.”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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