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공기업 낙하산 안돼” 현정부에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6일 03시 00분


당선인 “그런 人事는 국민-다음 정부에 큰부담 가는 일”
靑참모 등 공공기관 이동에 작심 발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이명박 정권 임기 말 공기업,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에 제동을 걸며 앞으로 전문성을 인사의 제1원칙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에서 봉사활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공기업, 공공기관에 전문성 없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선임해서 보낸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되는 것이고, 다음 정부에도 부담이 되는 일이다.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유일호 비서실장과 윤창중 수석대변인 인선 배경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전문성이 중요하고, 그 외 여러 가지를 생각해 인선했다”고 답한 뒤 ‘낙하산 인사’ 문제를 직접 꺼냈다.

최근 청와대 참모들이 공기업과 공공기관 임원으로 자리를 옮기고 일부 관료, 군, 경찰 출신들이 자신들의 전문성과 관련이 없는 공공기관에 감사로 가는 등의 인사 행태를 보이는 데 대해 강력히 경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박 당선인은 향후 인사 기준에 대해 “가장 중요한 건 전문성이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 판단하겠다”며 박근혜 정부에서도 무분별한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정치쇄신 방안을 발표하며 “부실인사가 아무런 원칙 없이, 전문 분야와 상관없는 곳에 낙하산으로 임명되는 관행은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 적이 있다.

박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당선인은 정부가 바뀌었다고 남은 임기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물갈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현 정부는 인사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오늘 발언은 당선인이 작심하고 준비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다른 핵심 인사는 “당선인은 공기업의 늘어나는 부채 원인 중 상당수가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 때문이라는 문제의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대선 기간 공공기관장을 선임할 때 전문자격 요건 강화 등 정치적 영향을 배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인수위 사무실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한다. 박 당선인의 집무실과 비서실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입주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때와 똑같은 선택이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채널A 영상] 박근혜, 현 정부에 경고 “임기 말 낙하산 안돼”


#낙하산#인사#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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