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딸을 학대하는 듯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을 일으킨 20대 아빠가 중형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시카고에 사는 안드레 커리(22)는 2011년 생후 22개월 된 딸의 입을 공업용 테이프로 막고 손목과 발목을 묶은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에 올려 비난을 받았다. 그는 가정폭력과 폭행 등 중범죄 혐의로 기소돼 유죄 평결을 받았다.
그러나 4일(현지시간) 시카고 쿡카운티 법원 로렌스 플러드 판사는 평결을 번복하고 커리에게 보호관찰 18개월과 부모교육 수강 명령을 내렸다.
플러드 판사는 최대 7년 징역형에 직면했던 커리의 중범죄 혐의를 경범죄로 경감시키고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내린 이유에 대해 "커리에게 딸의 호흡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검찰이 증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커리의 변호인은 "법원이 '마녀사냥'에 휩쓸려 과도한 혐의를 씌웠다"면서 플러드 판사의 재고를 요청했다. 판사는 사례를 재검토한 끝에 변호인 측 주장을 인정했다.
그러나 플러드 판사는 커리의 '판단력 부족'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질책했다.
판사는 "커리는 자신이 얼마나 재미있는 사람인지를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힘없는 22개월짜리 딸을 소품으로 전락시켰다"면서 "억지 유머를 위해 어린이를 장난감이나 소품화 하는 것은 자연을 모독하고 화나게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커리는 경찰 조사에서 "딸과 함께 놀던 중 페인트 작업에 쓰이는 푸른 테이프로 딸의 손목과 발목을 묶고 입을 막았다"면서 "재미삼아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자백했다. 그는 사진에 '우리 아기가 내게 반항했을 때 일어나는 일'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가족들은 커리에게 장난끼가 많고 사진은 웃자고 한 일일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사진은 인터넷상에서 급속도로 퍼져 나갔고 경찰서와 주 아동복지 담당기관에 신고 전화가 빗발쳤다.
최종 판결이 내려진 뒤 커리는 판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고 가족과 지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수감생활 39일 만에 보석금 10만 달러(약 1억 1000만 원)를 내고 풀려났지만 법원의 감독 아래에 고립된 주거지에서 지내왔다.
커리는 "인생에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면서 "법원이 명령한 부모교육을 마치고 나면 딸과 재회할 수 있게 된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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