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씨가 세상에 남기고 떠난 최환희(12) 준희(10·여) 남매는 지난해 9월 한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섬집 아기’를 불렀다. “예전에 엄마가 이 노래만 부르면서 저희를 재워주셨어요. 엄마가 생각나서 좋아요.”
손을 맞잡고 노래를 마친 남매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엄마, 저희를 낳아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에서도 행복하시고 지켜보세요”라고 했다. 엄마와 외삼촌(최진영)을 잃고도 남매는 서로 의지하며 씩씩하게 자라고 있었다. 적어도 6일 새벽이 오기 전까진 그랬을 것이다.
이날 서울 고려대안암병원 장례식장 전광판에는 ‘최환희’ ‘최준희’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몇 시간 전 고인이 된 아버지 조성민 씨(40·사진)의 상주였다. 2008년 엄마, 2010년 외삼촌에 이어 아버지까지, 남매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모두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이날 오전 3시 40분경 서울 강남구 도곡동 여자친구 집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씨는 2004년 이혼 후 조 씨에게 보낸 편지에 “환희 아빠,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우리 엄마 아빠가 최진실 조성민이야’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도록 부끄럽지 않게 살자”고 썼다. 두 사람 모두 그 다짐을 지키지 못하고 아이들 곁을 영원히 떠났다. 이들 톱스타 가족의 ‘비운의 가족사’ 이면에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악플 문화’가 있었기에 더더욱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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