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당선인 유세때 부산 유치 시사… 유민봉 “아직 결정안돼”
부산 일각서 “세종시에 주고 신공항 가져오는 게 더 낫다”
5년 만에 부활하는 해양수산부가 어디에 둥지를 틀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5일 해양부 부활을 발표하면서 위치에 대해서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해양부가 어느 곳에 들어설지 등에 대해선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해양부는 부산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2월 14일 부산에서 대선 유세를 하며 “해양수산부를 부활시켜 부산을 명실상부한 해양 수도로 만들 것”이라고 밝힌 게 해양부의 부산 유치를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뒤 김경재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해양부의 전남 유치를 거론하면서 논란이 생겼다. 이어 인천 항만업계도 해양부를 부산에 두는 방안에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인천항발전협의회, 인천상공회의소 등 인천지역 12개 단체는 15일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정부 중앙부처를 특정 지역에 설립할 경우 지역 간 갈등으로 확산돼 국민통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국민적 편의와 효율성을 고려해 해양부는 세종시에 설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에서는 이 지역이 ‘동북아의 해양수도’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해양부가 부산에 유치돼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위원회 김영욱 위원장은 “해양부가 부활되면 반드시 부산에 설치돼야 한다”며 “부활되는 해양부는 해양과 수산뿐만 아니라 조선, 해양플랜트, 기후변화, 극지, 선박금융 등을 포함하는 해양 총괄부서로 격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부산의 일부 지식인을 중심으로 부산 유치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한일 한국해양대 총장은 “해양부가 지방으로 간다면 당연히 현장과 가까운 부산으로 가야 한다”면서도 “청와대와 국회, 정부 내의 다른 부처 등과 유기적이고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데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으면 어려움이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발전의 ‘실리’ 측면에서 해양부가 부산에 오는 게 유리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경남 밀양과 치열한 유치 경쟁이 예상되는 동남권신공항을 부산 가덕도로 유치하려면 해양부를 ‘양보’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산대 교수는 “해양부를 부산에 두는 것에 대해 반대 여론이 많은 상황인데 해양부를 부산에 유치하면 신공항까지 가덕도에 주겠느냐”며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폐지와 부활을 반복하는 정부부처보다 한 번 건설하면 수십 년 가는 공항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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