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카페, 日 여성관광객 단골코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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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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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보다 복채 싸고 잘 맞힌다”… 홍대-이대 인근 업소들 성업

일본인 관광객들이 이화여대 근처 한 사주카페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일본인 관광객들이 이화여대 근처 한 사주카페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18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근처의 한 사주카페. 점심시간이 지나자 외국인 관광객들이 하나 둘 들어와 이내 공간을 가득 채웠다. 20, 30대 일본인 여성이 대부분이었고 50대 부부도 눈에 띄었다. 친구 사이라고 밝힌 일본 여성 4명이 자리에 앉자 카페를 운영하는 신모 씨가 능숙한 일본어로 서비스와 가격을 설명했다.

신 씨는 “몇 년 전 사주카페가 일본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된 뒤 장사가 기대 이상으로 잘돼 학원에서 일본어를 배웠다”라고 말했다. 이 카페에는 신 씨 외에도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역술인 4명이 일하고 있다. 이곳은 한국을 소개하는 일본 인터넷 사이트 ‘코네스트’에 수십 건의 후기가 올라올 정도로 일본인 관광객 사이에 명소가 됐다.

한국을 여러 번 찾아 익숙해진 외국인 관광객들이 ‘뒷골목 관광루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주, 관상, 궁합을 볼 수 있는 사주카페를 비롯해 동대문 야시장의 분식집과 길거리 호떡집, 홍대 클럽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하는 ‘단골손님’들이 많아지며 관광 상품의 외연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뒷골목 루트를 관광 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일본인 고스기야마 유우 씨(28)는 지난해부터 한국 사주카페의 매력에 빠졌다. 친구로부터 ‘한국의 사주팔자 풀이가 재미있고 잘 맞힌다’라는 말을 들은 게 계기가 됐다. ‘복채’가 일본보다 싸고 한곳에서 사주 관상 궁합을 ‘패키지’로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시모타니 가오리 씨(34)는 “일본의 점집은 모호하게 얘기하는 반면 한국의 사주카페는 미래를 명확하게 예언해 주고 적중률도 높다”라고 말했다. 한류(韓流) 스타를 보러 온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해당 연예인의 사주를 봐 주는 카페도 등장했다.

남평화 가방 도매상가 근처 분식집도 단골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다. 밤늦게 이용할 수 있고 깔끔한 식당에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남대문과 서울역 근처의 길거리 호떡집 역시 외국인 손님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자주 찾아도 질리지 않는 관광지가 되기 위해 길거리 분식집이나 사주카페 등의 상품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최은경 인턴기자 서울대 사회교육과 4학년  
#사주카페#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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