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美日 외교장관 회담서 “日 관할권 침해 행위 반대”
中 외교부 “美발언 강력 반대”
미국이 중일 간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토분쟁에서 일본을 대놓고 두둔하고 나서자 중국이 격하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미중 갈등이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8일 워싱턴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 만나 “(센카쿠의) 일본 관할권을 침해하는 어떤 일방적 행위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취임 이후 미국을 방문한 최고위급 일본 관료인 기시다 외무상에게 “우리는 해당 지역의 평화와 안전,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어느 누구의 어떤 행동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은 센카쿠 사태에 중립적 견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일본의 행정권은 인정했지만 일본 관할권을 명시적으로 거론하며 이를 불가침의 권리라고 강조해 중국을 크게 자극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은 미국 측 발언에 강렬한 불만을 표시하고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19일 “워싱턴이 영토분쟁에서 도쿄(東京)를 지지하기로 한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밝혔다. 신징(新京)보는 클린턴 장관의 말이 지금까지 (일본을 두둔한) 가장 강경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은 중일 양국이 다소 유화적인 분위기를 모색하는 가운데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중국은 18일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의 발표 등을 통해 대화 가능성을 제기해 센카쿠 문제에서 다소 유연해진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아베 신조 총리는 22일부터 중국을 방문하는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와 만나 중국과의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공명당은 자민당의 연립정권 파트너이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야마구치 대표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에게 친서를 보내겠다는 의향을 표명했다. 정상회담의 조기 실현을 중국 측에 요청하겠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하지만 중국이 대(對)중국 포위망 구축에 나서고 있는 아베 총리와의 조기 정상회담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미국 러시아 한국을 모두 방문한 후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