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NC 애덤 윌크 “배우자로 한국 여성도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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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3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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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윌크(NC). 동아닷컴DB
애덤 윌크(NC). 동아닷컴DB
[동아닷컴]

준수한 외모에 성격까지 좋다. NC 다이노스의 선발투수 애덤 윌크(25)를 보고 있으면 ‘신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게다가 야구 실력까지 갖췄다.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 1군 무대에 진입하는 NC는 외국인 선수 3명 모두를 선발투수로 영입했다. 그 중 윌크는 제1선발로 거론될 만큼 뛰어난 실력의 보유자다.

좌완 투수인 윌크는 지난 2009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지명(11라운드)돼 프로에 진출했다. 그리고 단 2년 만인 2011년 5월 26일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프로입단 후 메이저리그에 진입하기까지 평균 4~6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그의 실력과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윌크는 그 해 총 5차례 중간계투 요원으로 빅리그 마운드에 올랐고, 2012년에는 선발투수로 3차례 등판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3패 평균자책점 6.66. 마이너리그 4년 통산 30승 23패 평균자책점 2.66의 성적을 남겼다.

윌크는 9이닝당 볼넷 허용이 겨우 1.3개일 정도로 제구력이 뛰어나다. 탈삼진 비율도 9이닝당 7.7개로 이 역시 수준급이다.

윌크를 필두로 한 NC의 외국인 투수 3인방 찰리 쉬렉(28)과 에릭 해커(30)는 그들의 이름 첫 글자를 조합해 만든 애칭 ‘ACE’로 불리며 새 팀에 빠르게 적응 중이다.

특히 이들은 선수단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제공되는 한식을 먹을 때 마다 서툰 한국말로 “좋아”를 연발하며 한국 음식의 매력에 빠져있다. 낯선 한국문화를 배우려 스스로 노력하는 것은 물론, 팀동료들과도 허물없이 지내고 있다.

동아닷컴은 올해 1군 무대에 진출하는 NC의 외국인 투수 트리오 ‘ACE’를 미국 현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무엇이 그들의 발걸음을 한국으로 향하게 했는지,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으로 애덤 윌크 편을 소개한다.
애덤 윌크(NC). 동아닷컴DB
애덤 윌크(NC). 동아닷컴DB

다음은 윌크와의 일문일답.

-만나서 반갑다. 한국 야구팬들을 위해 자기 소개 좀 해달라.

“내 이름은 애덤 윌크이고 최근에 생일이 지나 이제 막 25세가 됐다. 야구는 다섯 살 때 처음 T볼을 통해 시작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의 애너하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대학교 3학년이었던 2009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지명돼 프로에 입단했고, 2년 후인 2011년 5월 26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프로진출 2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웃으며) 프로에 진출하고 첫 2년간 잘 던지기도 했지만 운이 좋았다고 본다. 당시 나보다 상위 팀에 있던 유망주들이 부상을 당해 그들보다 나한테 먼저 기회가 온 것뿐이다.”

-어려서 야구를 시작했는데 당시에 좋아했던 팀과 선수는 누구였나?

“고향이 애너하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에인절스 팬이 됐다. 선수는 에인절스의 좌완 척 핀리와 외야수 짐 에드먼즈를 가장 좋아했다.”

-야구를 시작한 후 언제 프로야구 선수가 되려고 마음먹었나?

“고등학교 때 잘 던졌고 기록도 좋았다. 당시에 동료들과의 팀워크도 좋아서 우리 학교가 캘리포니아 주 고등부 우승도 차지했다. 그러다 보니 다수의 대학야구 관계자들이 나를 찾아왔고 자연스럽게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 확실한 목표가 생겼다.”

-야구를 시작한 후 계속 투수만 했나?

“그렇진 않다. 어렸을 때는 다른 포지션도 하다가 12세 때부터 내가 투수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후로는 쭉 투수만 했다.”

-보유하고 있는 구종은 몇 가지나 되나?

“총 5가지다. 투심과 포심 직구를 비롯해 커터, 슬라이더, 커브를 던진다.”

-직구 최고구속은 어느 정도까지 나오나?

“작년에 최고 93마일(150km)까지 던진 적이 있다. (웃으며) 하지만 그건 어쩌다 한 번이고 평균 구속은 88~90마일(141~145km) 정도다.”

-본인의 투구 스타일은?

“속구로 타자를 윽박지르기 보다는 정교한 제구를 바탕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편이다. 물론 공이 빠르면 좋겠지만 투수는 제구력이 좋으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애덤 윌크(NC)는 글러브를 끼는 손(오른손)의 가운데 손가락 끝 부분에 테이프를 감는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동아닷컴DB
애덤 윌크(NC)는 글러브를 끼는 손(오른손)의 가운데 손가락 끝 부분에 테이프를 감는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동아닷컴DB

-메이저리그 데뷔도 했고, 디트로이트에서 손에 꼽히는 유망주인데 갑자기 한국 행을 선택했다. NC에 입단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디트로이트는 좋은 팀이다. 나를 지명해 줬고, 메이저리그 데뷔라는 기회도 줬다. 솔직히 나는 메이저리그급 투수라고 자신한다. 다른 빅리그 팀에서도 충분히 선발진에 합류할 수 있는 실력이다. 하지만 지금 디트로이트 선발진은 너무 견고하다. (웃으며) 도무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NC로부터 입단제의를 받았고, 낯선 한국야구를 경험해 보는 것도 내 경력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판단 하에 한국 행을 결정했다. 물론 금전적인 보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안정감도 한 몫 했다. 메이저리그에 안착하기 전까지 프로야구 선수는 미래가 불안한 직업이다.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은행에 예치되어 있는 일정액 이상의 현금은 마음 편하게 운동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NC에 입단한 것은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서 택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NC 외에 다른 한국 구단에서도 영입제의를 받은 적이 있나?

“그건 잘 모르겠다. 팀을 선택하고 계약하는 것은 전적으로 에이전트가 담당하기 때문이다. (웃으며) 혹시 다른 구단에서 관심을 보였다 하더라도 NC의 조건이 가장 좋았기 때문에 에이전트가 NC와 계약했을 것이다.”

-당신의 고향 캘리포니아에는 다인종과 더불어 다문화가 존재하는 곳이다. NC에 입단하기 전 한국 문화를 경험해본 적이 있나?

“내 사촌 중 한 명이 필리핀 여성과 결혼했는데 그녀가 한국 음식 특히 ‘코리언 바비큐’로 불리는 구워먹는 고기 요리를 잘한다. 다른 건 몰라도 한국 음식은 자주 접해 친숙한 편이다. 게다가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시절에도 내가 다닌 학교에 한국인들이 많았다. 특별히 한국문화를 경험해 보진 않았지만 한국인에 대한 인상도 좋고 그래서인지 한국 문화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미혼인 것으로 안다. 혹시 한국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나면 결혼도 가능한가?

“(웃으며) 물론이다. 내가 찾는 이상형의 여성이라면 한국인도 괜찮다. 단, 내가 미국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녀도 나와 함께 미국에 와야 한다. 하하.”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가장 처음 배운 말은 무엇이었나?

“(한국말로) ‘좋아’ 였다. 연습할 때 잘하면 주위에 있는 동료나 코치들이 ‘좋아’라고 외쳐서 통역에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니 영어로 ‘굿(good)’이라고 알려줘 자연스럽게 ‘좋아’부터 배우게 됐다.”

-NC에 입단하기 전 한국야구 경기를 본 적이 있나?

“많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때는 TV를 통해 그리고 2006년에는 애너하임 경기장에 가서 직접 봤다. 당시 미국의 본선 진출을 예상하고 표를 구입했는데 아깝게 미국은 탈락했다. 덕분에 한국이 WBC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투수들. 왼쪽부터 애덤 윌크(25), 에릭 해커(30), 찰리 쉬렉(28). 동아닷컴DB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투수들. 왼쪽부터 애덤 윌크(25), 에릭 해커(30), 찰리 쉬렉(28). 동아닷컴DB

-NC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본인이 직접 보고 느낀 한미야구의 차이점이 있다면?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 이렇다 할 큰 차이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안 그래도 어제 박찬호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그에게 한국야구와 관련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박찬호가 말하기를 한국타자들은 미국선수들에 비해 파워는 떨어지지만 공을 맞추는 기술이 뛰어나다고 하더라. 아울러 한국타자들은 볼카운트에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초구도 공략한다고 들었다. 물론 한국선수들을 관찰하고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근본적으로 야구는 어디에서 하든지 똑같다고 생각한다. 나는 선발 투수이기 때문에 5일에 한 번 마운드에 오른다. 미국에서 했던 것처럼 등판하지 않는 날은 더그아웃에서 상대 타자들을 유심히 살피고 연구해서 하루빨리 한국야구에 적응하도록 노력하겠다.”

-한국에 가면 야구 외에 무엇을 경험해 보고 싶나?

“다양한 한국문화를 직접 보고 느끼고 싶다. 주위에서 말하기를 미국과 달리 한국은 야간문화가 매우 화려하고 다양하다고 들었다. 화려한 야경도 보고 싶고 쉬는 날은 한국문화와 관련된 박물관도 찾아 다닐 계획이다. 고향인 캘리포니아가 해변가 근처라 한국의 해변은 어떤지도 보고 싶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팀을 위해서라도 내가 등판하는 모든 경기를 다 이기고 싶다. 주위에선 우리가 신생팀이라 한국시리즈 우승은 힘들다고 하지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단기전 승부는 아무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게 야구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보라. 그들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해 가까스로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참가했지만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뤄냈다. 우리(NC)도 가능하다고 본다.”

-혹시 별명이 있나?

“있다. 하지만 많지는 않다. 내 성을 빗대 ‘윌키’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고,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뒤에는 동료들이 음료이름을 빗대 ‘윌키웨이’라고도 부른다.”

-야구와 관련된 징크스가 있다면?

“글러브를 끼는 손(오른손)의 가운데 손가락 끝 부분에 테이프를 감는 게 유일한 징크스다. 고등학교 때부터 해오는 습관인데 왠지 마음이 편해지고 승률도 좋은 것 같아 계속하고 있다. 그 외에 다른 징크스는 없다.”

-끝으로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NC 다이노스의 일원으로 한국무대에 서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하루라도 빨리 한국에 가서 열정적인 한국 팬들을 야구장에서 직접 만나보고 싶다. 한국말은 서툴지만 팬들에게는 늘 친절하게 대해줄 테니 경기장에서 나를 보면 언제든 주저하지 말고 내게 다가와 줬으면 한다. 팬들을 위해 사인이나 사진촬영도 흔쾌히 응해줄 생각이다. 올 시즌 한국 팬들과 함께 즐겁고 신나게 야구하고 싶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indian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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