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코리아’ 걸맞게… 스페셜올림픽 모든 선수에 위치추적기

  • Array
  • 입력 2013년 1월 24일 03시 00분


지난해 5월 경기 고양에서 열린 전국장애학생체전. 대회에 참가했던 17세 지적장애인 선수가 실종됐다. 대회 관계자들과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에 5일 만에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선수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지만 이는 의사 표현 능력이 부족한 지적장애인 선수들의 안전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29일 개막하는 2013 평창 겨울 스페셜올림픽에서는 이런 사고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대회를 유치한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의 조직위원회가 역대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 2200여 명 전원에게 ‘위치추적 단말기’(사진)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름 4cm, 두께 1.5cm의 작은 크기로 목걸이처럼 걸 수 있는 이 단말기는 선수 개인에게 부여된 고유번호를 입력하면 5m 이내의 범위에서 실시간으로 선수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선수 전원에게 위치추적 단말기를 보급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11월 참가 선수 실종 종합대책 수립 과정에서 이 얘기가 나왔지만 예산 부족으로 채택이 되지 않았다. 단말기 대당 가격이 20만 원에 육박하는 데다 통신비 및 가입비까지 포함하면 약 6억 원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구입 재검토를 지시했고 내비게이션 생산업체인 팅크웨어에서 자사 제품 및 관련 전문 인력까지 후원하기로 하면서 위치추적 단말기 보급 프로그램은 급물살을 탔다. 결국 조직위 예산으로 1200여 개를 구입하고 팅크웨어가 1000여 개를 지원하면서 ‘가장 안전한 대회’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싸이의 나라에 왔으니 우리도 말춤을!’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3 평창 겨울스페셜올림픽 성화 국내 도착 환영행사에서 대회 관계자들과 국제경찰성화봉송위원회 소속 경찰들이 말춤을 추며 흥을 돋우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싸이의 나라에 왔으니 우리도 말춤을!’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3 평창 겨울스페셜올림픽 성화 국내 도착 환영행사에서 대회 관계자들과 국제경찰성화봉송위원회 소속 경찰들이 말춤을 추며 흥을 돋우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조직위 안전 담당관은 “단말기 제공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갖고 있지 않으면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보안 요원과 자원봉사자들을 상대로 선수들이 경기장이나 숙소를 출입할 때 가장 먼저 단말기 소지 여부를 체크하도록 했다. 각국 선수단 관계자들에게도 이런 내용을 강조할 것이다. 역대 가장 안전한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회가 끝나면 선수들은 단말기를 조직위에 반납해야 한다. 어차피 해외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직위는 돌려받은 단말기 2200여 개를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SOK)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평창 겨울 스페셜올림픽#위치추적 단말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