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추운 날씨엔 관절염으로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1년 기준 관절염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582만7860명이었다.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2010)에 따르면 골관절염 유병률은 남성 5.5%, 여성 22.7%로 여성이 남성의 4배 이상이다. 관절염은 통증을 일으킬 뿐 아니라 일상생활을 불편하게 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예방하려면 잘못된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박정호 배지훈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2명의 도움말로 관절염을 이기는 생활 습관을 알아보자.
○ 관절염 예방하려면 과체중 피해야
과체중은 관절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몸무게가 5kg 늘어날 때마다 걸을 때는 20kg,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35kg의 압력이 무릎에 가해진다. 중년과 노년층 여성들이 체중을 5kg 이상 뺐을 때 골관절염 발병률이 50% 줄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때로 관절염 환자는 관절이 손상된다는 이유로 되도록이면 운동을 하지 말라고 권유받는다. 물론 관절에 통증과 염증이 있을 땐 운동을 피하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그러나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과 뼈가 약화돼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관절염 환자는 하루에 30분 이상 산책 사이클 수영 등을 하는 게 좋다. 운동 전에는 근육을 주물러 주고 일단 시작했다면 차근차근 운동시간을 늘리도록 한다. 꾸준히 운동을 하면 뼈와 관절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심폐기능과 근력 유연성도 기를 수 있다. 계단 오르내리기, 쪼그리고 앉기, 양반다리 하기 같은 습관은 무릎 관절에 악영향을 미친다. 쪼그리고 앉을 때는 서 있을 때보다 3∼8배의 압력이 무릎에 더해진다. 걸레질, 손빨래 등 일상적인 행동이 무릎 관절염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다. 일을 할 때는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하지 않고 무게를 여러 관절에 분산시키자.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류머티스 관절염에 걸릴 위험이 2배 높아진다. 담배를 피우면 골밀도가 감소해 뼈엉성증(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골절이 일어나기도 쉽다. 독한 술도 뼈를 약하게 하고 체중을 불리므로 피하는 게 좋다.
소금기가 많은 음식은 수분을 빨아들여 관절을 붓게 하므로 피해야 한다. 참깨 녹차 버섯류 허브류 해조류 녹황색 채소류는 면역력을 높여 줘 류머티스 관절염에 도움이 된다.
○ 관절염 방치 말고 치료 받아야
특별히 다친 기억이 없는데도 무릎이 붓고 통증이 생기면 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급성 관절염으로는 심한 통증과 열을 동반하는 화농성 관절염이 있다. 증상이 장기간 진행되는 만성 관절염으로는 퇴행성 골관절염, 류머티스 관절염, 결핵성 관절염, 통풍 등이 있다. 이 중 퇴행성 관절염은 인체가 노화하면서 관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질환이다.
관절염을 진단받았다면 재활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그래야 관절 기능을 보존하는 한편 손실된 운동 기능을 회복하고 통증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재활 운동을 하면 오히려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후 운동을 해야 한다.
관절염 환자 가운데는 다리가 아파도 노화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치료를 늦추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통증이 있다면 곧장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적절한 치료가 몇 주 늦어지면 질병이 완치될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조기에 약을 먹으면 관절이 손상되거나 변형되는 걸 최소화할 수 있다. 관절염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키지는 못한다. 따라서 관절염의 진행을 억제할 수 없다. 다만 통증과 염증을 완화시켜 증상을 호전시킬 순 있다.
약물을 썼는데도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줄 정도의 증상이 동반되면 수술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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