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차남 범중 씨의 병역면제 과정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는 1994년 7월 25세 때 징병 신체검사에서 통풍(痛風)으로 군 면제 대상인 5급 판정을 받았다.
통풍은 혈액 내에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관절의 연골과 힘줄, 주위 조직이 들러붙어 통증을 유발하는 질병이다. 이 병은 관절의 염증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신장질환도 일으킨다.
문제는 통풍이 20대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중년 질환이라는 점이다. 한 대학병원 류머티스내과 전문의는 “콜레스테롤 과다, 비만, 지방간 등의 가족력이 있거나 내분비질환이 있는 등 드문 경우에만 20대 남성이 통풍에 걸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비만 체형이 아닐 경우 20대에 발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통풍은 초기 발병 때는 외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통증이 아무리 심해도 관절 부위가 검게 변하거나 염증이 피부를 뚫고 나올 경우에만 육안으로 확인된다. 이런 외적인 증상은 반복적인 통풍이 5년 이상 지속된 뒤에야 나타난다.
범중 씨가 병역검사를 받던 1994년에는 통풍질환이 있기만 하면 군 면제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외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통풍으로 군 면제를 받으려는 시도가 빈번해지자 병무청은 1999년부터 통풍에 요로결석, 골파괴 소견 등의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만 군 면제 판정을 내리고 있다. 결국 범중 씨의 통풍 증상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등이 인사청문 과정에서 정확히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범중 씨는 군 면제 의혹에 대해 동아일보 채널A 취재팀에 “대학 졸업 후 한 의사와 밥을 먹다 통풍이 군대 면제 사유라는 얘기를 듣게 됐다”며 “통풍을 확인하기 위해 사진을 찍어야 했기 때문에 여러 번 대전지방병무청에 가 신체검사를 받은 후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도 통풍을 앓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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