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김석원 前쌍용그룹 회장 부부 상대 ‘1만원짜리’ 항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9일 0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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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64)이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68) 부부를 상대로 '1만 원짜리' 손해배상 소송 항소를 제기했다.

1심에서 '억대 소송'으로 주목받은 것과 달리 금전적 대가를 바라는 소송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청구금액을 3억 원에서 상징적인 수준인 '1만 원'으로 낮췄다.

29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변 전 실장 측 대리인은 전날 오후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11일 판결 선고 이후 18일 판결 정본이 발송됐고, 법률에 따라 2주 이내에 항소했다.

변 전 실장 측은 "김 전 회장이 법정에서 '진실만 말하겠다'고 선서를 하고도 여러 거짓말을 했다"며 "사회 지도층 인사가 위증한 것을 사회가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거액의 배상을 원하지도 않고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싶지도 않지만, 한 사회의 시민으로서 신뢰가 없는 사회에 경각심을 주고자 한다"며 "이런 뜻을 바탕으로 피고들에게 1만 원만 청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변 전 실장 측은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돈 전달 여부를 다투는 것은 실익이 없다. 그럼에도 항소한 이유가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 전 실장 측 대리인은 항소 취지에 공감해 2심에서 무료로 변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 부부를 상대로 한 법정다툼은 2007~2008년 검찰 수사와 재판에서 비롯됐다.

당시 김 전 회장과 부인 박모 씨(59)는 앞서 배임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은 김 전 회장이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나게 해준 대가로 변 전 실장에게 3억 원을 전달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검찰은 뇌물수수 혐의로 이미 기소됐던 변 전 실장을 특경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추가 기소했고, 김 전 회장 부부는 법정에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와 돈을 건넸다는 증언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법원은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변 전 실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은 2009년 1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에 변 전 실장은 김 전 회장 부부가 위증을 하는 바람에 공무원으로서 명예가 훼손되고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다며 작년 1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그해 11월 김 전 회장 부부를 위증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1심에서는 변 전 실장이 졌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 부부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면서도 "이들의 진술이 법령이나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 방어권을 남용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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