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55명 특사]측근 최시중-천신일에 ‘빚’ 갚고… 親朴 서청원엔 ‘부담’ 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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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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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 19명 포함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사면’ 선물을 받은 정치권 인사는 19명이다. 사면 대상은 친박, 야권인사들까지 구색은 갖췄으나 이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 눈길 끄는 MB인사

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린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대선 때 비공식 최고의결모임인 ‘6인회’의 핵심멤버로 현 정부에서 방송통신위원장을 지냈다. 이 대통령과 동향(경북 포항)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 시절부터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친분을 맺었다. 최 전 위원장은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파이시티 사업 인허가 청탁 대가로 8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뒤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은 이 대통령의 고려대 동기로 학창시절부터 가깝게 지냈다. 고려대 교우회장을 맡아 대선 기간 내내 이 대통령을 지원했다. 임천공업 이수우 대표로부터 워크아웃 조기종료 청탁과 함께 46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30억9400여만 원을 선고받고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과 김효재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가 29일 사면됐다. 박 전 의장은 최 전 위원장과 함께 ‘6인회’ 멤버로 2007년 대선을 이끌었다. 2009년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경남 양산에서 당선돼 하반기 국회의장을 지냈다. 대선 때 이명박 캠프 언론특보를 지낸 김 전 수석은 의원직을 포기하고 대통령정무수석을 수락한 데 대해 이 대통령이 고마워했다는 후문이다.

○ 친박 서청원 결국 사면

현 정부 내내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던 친박 원로인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도 결국 사면됐다. 서 전 대표는 2008년 총선 때 친박 의원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자 총선을 20일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해 친박연대를 만들었고 예상 밖 돌풍으로 14석을 얻었다.

하지만 2009년 5월 총선 비례대표 공천 대가로 특별당비 30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돼 구속됐다. 서 전 대표는 구속이 부당하다며 옥중 단식까지 벌였지만 고혈압, 심장병이 겹쳐 건강이 악화됐다.

서 전 대표 사면 문제는 현 정부 임기 내내 이 전 대통령과 박 당선인 모두에게 부담이었다. 특사 때마다 서 전 대표의 사면이 거론됐으나 이뤄지지 못했다. 친박연대는 2010년 이후 선거 때나 당 대표가 바뀔 때마다 한나라당과 합당을 논의했으나 서 전 대표 사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물거품이 됐다. 결국 박 당선인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지난해 3월 합당했다.

○ 친노 인사들도 일부 포함

야권은 ‘박연차 게이트’로 처벌받은 친노 인사 위주로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정상문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친구로 퇴임 후 봉하마을을 꾸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정 전 비서관이 2009년 청와대 재직 중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3억 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체포되자 노 전 대통령은 7시간 만에 자신의 홈페이지에 그를 두둔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건을 계기로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 응했다. 박정규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도 박 전 회장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상품권을 받은 혐의로 2010년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됐다.

○ 조현준 등 경제인도 14명

이번 특별사면 대상 경제인은 모두 14명이다. 조현준 효성그룹 섬유PG장(사장), 남중수 전 KT 사장 등을 빼면 대부분 중견·중소기업인이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 사장은 이번 대기업 총수 일가로는 유일하게 특사에 포함됐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의 사촌 형으로, 이 대통령과 사돈관계다.

조 사장은 미국에서 부동산을 구입하면서 효성아메리카의 자금 550만 달러를 유용한 혐의로 지난해 9월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억7529만 원의 형이 확정된 바 있다.

대기업 출신 중에선 남중수 전 KT 사장이 포함됐다. 그는 2010년 납품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주요 그룹 총수 가운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은 재판이 계속 진행 중이어서 이번 특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후견인’이었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도 포함되지 않았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새로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치의 쇄신과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성호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정민·김용석 기자 ditto@donga.com
#특별사면#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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