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관 모양 수평 갱도 중심에 폭발장치… 9개 차단문-3중 격실이 핵폭풍-잔해 가둬
풍계리 갱도구조 첫 공개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예상되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내부 구조를 보여 주는 사진을 국방부가 4일 최초로 공개했다. 이 사진은 2010년 9월 8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선전용 기록영화 중 2차 핵실험의 재연 장면에 등장한 것이다. 군 당국은 이 화면을 캡처해 미국의 핵전문가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분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핵실험장의 갱도는 폭 2∼3m, 길이는 수백 m로 추정됐다. 산악 중턱에서 수평으로 파 들어간 갱도는 출입구부터 가장 안쪽의 핵폭발 공간까지 지그재그 형태로 건설됐다. 갱도 안쪽은 달팽이관 모양의 꼬인 형태를 보였다. 군 관계자는 “핵폭발에 따른 폭풍과 잔해의 유출을 차단하고, 폭발 충격으로 갱도가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갱도 내부엔 일정한 간격으로 9개의 차단문이 설치됐다. 핵폭발의 충격을 흡수하고 잔해와 파편을 가둬 놓는 격실도 3곳에 마련됐다. 특히 핵폭발이 이뤄지는 공간 바로 옆의 1번 차단문은 3중 구조의 고강도 강철문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다른 나라는 핵실험을 할 때 통상 수직 갱도를 이용하지만 북한은 산악지형에 수평 갱도를 뚫어 달팽이관 형태로 설계했다”라며 “이는 북한의 고유한 특징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2006년 1차 핵실험을 거의 직선으로 건설한 수평 갱도에서 실시한 뒤 제논과 크립톤 등 방사능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자 갱도를 더욱 견고하게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2009년 2차 핵실험 때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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