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원화 강세가 계속된다면 적자를 보는 수출 중소기업 비중이 10%포인트 이상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올해 수출실적이 작년보다 10∼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 중소기업이 많았다.
금융감독원이 6일 2011년 재무제표가 등록된 외부감사 대상 중소기업 중 수출실적이 있는 722개 기업을 상대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 결과다. 적자를 보는 수출 중소기업 비중이 10%포인트 높아진다는 것은 722개 기업 가운데 72개 기업은 지난해 흑자에서 올해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분석에서는 매출액 증가율이 지난해 2.2%에서 올해 1.1%로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말 1071.1원에서 올해 말 10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가정했다.
분석 결과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5.5%에서 3.2%로 줄었고,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은 2.7배에서 1.5배로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섬유가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자업종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4%에서 ―0.1%, 섬유업종이 0.1%에서 ―2.2%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업종은 4.7%에서 1.9%로 떨어지지만 적자는 면할 것으로 보인다.
236개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수출실적이 전년 대비 10∼20% 감소할 것’이라는 업체가 107개(45.3%)로 가장 많았다. 이어 83곳(35.2%)이 10% 미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평균 손익분기점은 원-달러 환율이 1069.1원, 원-엔 환율이 1214.4원이었다. 원-엔 환율은 6일 현재 1160.5원으로 이미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졌지만 원-달러 환율은 아직 손익분기점이 붕괴되지 않은 것이다.
이와 별개로 금감원은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 KDB산업, IBK기업, NH농협 등 8개 은행의 기업여신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 결과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포함해 원-달러 환율로 가장 타격이 큰 업종은 정보통신과 자동차, 조선업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업체들과의 수출 경합도가 높아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가격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요 은행들은 원-달러 환율 손익분기점을 1016.2원, 원-엔 환율 손익분기점을 1160.6원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디스플레이(1085원)와 가전(1088원)의 손익분기점이 이미 무너졌다. 정보통신(1074원), 철강·금속(1067원), 자동차(1057원), 조선(1055원) 등의 업종도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수출경쟁력은 있지만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환율 취약업종에 대해 은행들이 자금지원을 확대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은행들이 수출 중소기업과 정상적인 환 헤지 계약을 맺도록 지도하고 거래기업에 환 위험 관리 교육과 컨설팅 등 환율 관련 서비스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대기업이 환차손을 중소기업에 떠넘기는 일이 없는지 중소기업 420여 곳을 대상으로 이달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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