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개헌논의 급물살]여야, 우선 정치쇄신특위 만들어 개헌 방향-시기 탐색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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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의 기류는

정치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헌 얘기가 쏟아지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가 6일 동아일보에 박근혜 정부 출범 후 개헌 공론화 의지를 밝힌 데 이어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도 7일 국회 개헌특위 구성을 공식 제안하고 나섰다.

공교롭게도 하루 사이에 여야에서 주거니 받거니 초대형 이슈인 개헌론이 제기된 것이다. 조만간 국회 차원의 공식 논의기구가 발족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의원 37명으로 구성된 ‘분권형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은 이날 다른 의원들에게 참여 요청서를 발송하면서 “국회는 대권을 향한 사생결단식 전투장이 되고, 정당 역시 권력 쟁취를 위해 끝없는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與, 개헌 공론화

개헌론은 문제의 성격상 어디로 불이 튈지 모르는 이슈다. 다른 이슈를 다 빨아들일 수 있는 ‘블랙홀’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여권 내에서 개헌론이 점화되는 이유는 정권에 힘이 실리는 초기에 공론화해야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그동안 개헌 논의는 사실 새누리당 내 비박(비박근혜) 인사들이 주로 제기했지만 친박 인사들 사이에서도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5년 단임제는 전부 얻거나 전부 잃는(All or Nothing) 구조이기 때문에 여야 모두 차기 정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권력다툼을 벌이게 되면서 정치 선진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비박 인사들이 즉각적인 개헌 논의 착수를 주장하는 반면 친박 인사들 중에선 속도 조절을 주장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게 차이점이다.

‘개헌 전도사’로 불리며 분권형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이재오 의원은 트위터에서 “새 정부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2월 국회에서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올해 상반기에 개헌을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설 이후에 국회 분권형 개헌 추진 모임을 가동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반면 친박 인사들은 시기적 타당성 문제를 제기한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현행 대통령제는 문제가 많아 의원내각제로 가야 한다”면서도 “북한 핵실험 등 주요 현안이 있어 당장 논의하면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기준 최고위원도 “개인적으로 4년 중임제를 선호하고 있지만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개헌을 꺼내는 것 자체가 겨울에 꽃이 피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 선(先)정치쇄신특위-후(後)개헌특위 구성

일단 개헌 논의는 2월 임시국회에서 구성될 국회 정치쇄신특위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우선 정치쇄신 방안 마련을 위한 특위가 국회에서 구성되는 만큼 여기에서 대략적인 개헌의 방향 등을 논의하면 된다”며 “정치쇄신특위에서 개헌 시기 등 구체적 일정이 나오면 개헌특위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야가 개헌을 놓고 이견을 보일 경우 개헌특위 구성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 논의와는 별도로 새누리당은 당 차원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개헌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당이 자체적으로 구성하는 정치쇄신특위에서 개헌을 정치쇄신 의제로 선정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당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모은 뒤 야당과의 협상에 나서는 방식이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기자와 만나 “권력구조 개편은 민감한 사항”이라며 “당내 여론을 충분히 들으면서 신중하게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개헌특위 구성 제안에 대해선 “충분히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환영하면서도 제대로 된 논의를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태도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새누리당#정치쇄신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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