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28일 퇴위… “기력 떨어져 직무 부적합”
1294년 첼레스티노 5세 사임 이후 스스로 聖座 비워준건 처음
로마가톨릭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8일 퇴위한다.
베네딕토 16세는 11일 추기경 회의에서 “하느님 앞에서 양심을 거듭 성찰해본 뒤 고령으로 기력이 떨어져 더는 교황 직무 수행에 적합하지 않다고 확신하게 됐다”며 28일 오후 8시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교황은 1927년 4월 16일생으로 만 85세다.
베네딕토 16세가 퇴위하면 1415년 그레고리 12세가 추기경들에 의해 파면돼 강제적으로 사임한 뒤 598년 만에 처음으로 선종에 앞서 퇴위한 교황이 된다.
특히 종신직인 교황이 265대까지 이어지는 동안 교황이 자진해서 사임한 것은 1294년 첼레스티노 5세가 유일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첼레스티노 5세는 교황청이 나폴리 왕에게 장악당하고 행정력 부족 등을 이유로 추기경들의 신뢰가 떨어지자 즉위 5개월 만에 “임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것으로 느낀다”며 사임했다.
베네딕토 16세는 퇴위 발표에서 “이 (퇴위) 행위의 중대성을 잘 알고 있으며 교황직 퇴위 선언은 완전한 자유 의지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최근 연설문을 읽기 힘들 정도로 기력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딕토 16세는 2010년 11월 출간된 저서 ‘세상의 빛’에서 “교황 업무 수행이 어려울 경우 스스로 물러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교황의 발표 직후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성명이 잇따랐다. 영국 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교황은 시대의 희망이었다”며 “무거운 마음으로 교황의 결정을 이해했다”고 말했다. 교황의 조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교황의 결정에 위대한 존경을 보낸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3월 추기경단 비밀회의인 콘클라베를 열어 후임 교황을 선출할 예정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4월 19일 78세의 나이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제265대 교황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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