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올림픽부터 정식종목 레슬링 “재미없다” 비판에 치명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3일 03시 00분


■ IOC 25개 핵심종목 선정
태권도가 살아남은 것은 ‘세계화에 성공’ 평가 덕분

이젠 역사 속으로… 대한민국에 金 바친 레슬링 전사들
이젠 역사 속으로… 대한민국에 金 바친 레슬링 전사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살아남았다. 반면 레슬링은 핵심 종목에서 퇴출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2일 2020년 올림픽 핵심 종목에 태권도를 포함한 25개 종목을 선정했다. 이미 2009년 총회에서 골프와 럭비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20년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해 총 27개 종목이 확정된 셈이다. 앞으로 IOC는 여름올림픽에서 28개 종목을 유지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2020년 대회에 한 종목이 더 채택될 수 있다.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남은 반면 레슬링은 2020년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레슬링을 밀어 내고 우리나라 전통 무예인 태권도가 살아남은 것은 세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 덕분이다.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런던 올림픽까지 네 차례 올림픽 무대에 올려졌다. 아시아경기 등 5개 대륙 종합경기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열릴 만큼 세계화를 이루고 저변도 넓어졌다.

반면 경기 내내 수비 위주의 경기가 펼쳐지는 레슬링은 ‘재미없다’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 치명적이었다. 고대 올림픽에서도 치러졌던 레슬링은 1896년 근대올림픽의 1회 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유서 깊은 종목.

국기원의 강원식 원장은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남게 돼 정말 기쁘다. 국익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권도의 올림픽 종목 채택에 산파역을 했던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은 “거의 맨주먹으로 태권도를 올림픽 종목으로 만들었는데 잔류하게 돼 다행이다. 그렇지만 태권도도 앞으로 끊임없이 개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안한봉 삼성생명 레슬링 감독은 “충격적이다. 믿어지지 않는다. 먼저 올림픽 출전을 꿈꾸며 힘든 훈련을 참아 오던 선수들을 다독여야겠다”면서도 “국제 레슬링계가 단합해 뭔가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양정모가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지난해 런던 올림픽까지 레슬링에서 총 11개의 금메달을 땄다.

IOC는 5월 열리는 집행위원회에서 나머지 한 종목을 선택해 총회에 상정한다. 그리고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2020년 올림픽 종목을 최종 결정한다.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종목은 이번에 탈락한 레슬링을 포함해 야구-소프트볼, 가라테, 우슈, 롤러스포츠, 스쿼시, 스포츠클라이밍, 웨이크보드 등 8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레슬링#태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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