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북아 ‘핵 도미노’ 먹구름
대표적 핵무장론자 이시하라 “스스로 지킬 체제 만들어야”
전문가들 “美 용납 않을 것”
북한의 3차 핵실험을 계기로 동북아 ‘핵 도미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동북아 핵 도미노는 한국과 일본, 대만도 핵무장에 나선다는 시나리오다.
당장 12일 일본의 대표적인 핵 무장론자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일본유신회 대표는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과거 일본이 핵 시뮬레이션을 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나라를 스스로 지킬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압박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외신기자협회 강연에서 “(일본이) 핵 모의실험을 하면 이것이 억제력이 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핵을 보유하지 않은 국가의 외교력은 매우 약하다.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으니까 존재감이 있다”고 주장했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해 12월 총선을 앞두고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자민당 후보의 38%, 일본유신회 후보의 77%가 “일본이 핵무장을 검토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일본 정부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일본은 민주당 정권 시절인 지난해 6월 원자력 기본법을 개정해 원자력의 군사적 이용을 위한 길을 열었다. 아오모리(靑森) 현 롯카쇼무라(六ヶ所村)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원연은 일본의 원자력발전소가 대부분 가동을 중단한 상태인데도 올해부터 3년간 플루토늄-우라늄혼합산화물(MOX) 분말을 약 16.3t 제조할 계획이라고 원자력규제위원회에 보고했다. 이 방안에는 핵무기의 원료로 쓰이는 핵 분열성 플루토늄 5t이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고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으로 마음만 먹으면 당장 히로시마급 핵폭탄 7000개가량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에서는 핵무기를 자체 개발하기보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1991년부터 철수한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해 핵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핵 도미노가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본이나 한국이 핵무장을 하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는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어 미국이 절대 용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