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부진했던 MBC 프로그램들이 새해 들어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방송사 성적표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월화, 수목 드라마와 주말 예능, 메인뉴스의 시청률 호조가 두드러진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지상파 방송3사의 주요 프로그램 시청률을 집계한 결과 월화 드라마의 경우 MBC ‘마의’가 평균 시청률 19.7%(전국 기준)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AGB닐슨미디어 자료). 경쟁 프로인 SBS ‘야왕’은 11.9%, KBS2 ‘광고천재 이태백’은 4.4%였다. ‘마의’는 조선 후기 병든 말을 고치는 수의사로 출발해 어의 자리에까지 올랐던 실존인물인 백광현의 생애를 다룬 드라마다.
같은 기간 수목 드라마 시청률도 MBC가 1위를 달리고 있다. 국가정보원 요원의 세계를 그린 MBC ‘7급 공무원’의 평균 시청률은 14.8%로 KBS2 ‘전우치’(13.4%)와 SBS ‘대풍수’(9.5%)를 제쳤다. 주말 드라마의 경우 KBS2 ‘내 딸 서영이’가 39.4%의 시청률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는 가운데 MBC ‘백년의 유산’도 16.2%로 두 자릿수를 지키고 있다.
특히 MBC는 주말 예능 프로인 ‘일밤’의 새 코너 ‘아빠! 어디 가?’의 선전이 고무적이란 반응이다. MBC의 간판 예능 프로인 ‘일밤’은 지난해 SBS ‘일요일이 좋다’의 ‘런닝맨’, ‘서바이벌오디션K팝스타’, KBS ‘해피선데이’의 ‘1박2일’과 ‘남자의 자격’에 밀려 시청률도 낮았고, 별다른 화젯거리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달 6일 시작된 ‘아빠! 어디 가?’는 연예인 아버지와 7∼10세 자녀의 시골 생활을 진솔하게 보여주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0일 방송된 ‘아빠! 어디 가?’의 시청률은 10%로 ‘일요일이 좋다’(11.7%)와 ‘해피선데이’(11%)를 바짝 쫓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 평균 시청률은 6.6%로 SBS 8뉴스(9.2%)에 뒤졌다. 지난해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5% 안팎으로 7% 안팎의 SBS 8뉴스보다 2%가량 낮았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8일 MBC 간판 앵커였던 최일구 기자(53)가 사측에 불만을 품고 회사를 그만두는 등 내부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드라마 ‘아이리스2’(KBS2)와 ‘그 겨울 바람이 분다’(SBS)와 같은 경쟁사의 화제작들이 13일부터 방송돼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MBC는 다음 달부터 일일 사극 ‘구암 허준’을 뉴스데스크 직후 시간대에 편성하고 5월부터 임성한 작가의 신작 드라마 ‘오로라 공주’를 뉴스데스크 앞에 배치하는 전략으로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MBC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문근영 주연의 ‘불의 여신 정이’, 고현정 주연의 ‘여왕의 교실’ 등 좋은 드라마가 많이 편성돼 있어 지난해 부진을 털어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바로잡습니다]14일자 A21면
‘어! MBC 시청률이 살아나네’ 기사에서 1월 1일∼2월 12일 SBS 8뉴스의 평균 시청률은 6.2%가 아니라 9.2%로 MBC 뉴스데스크(6.6%)보다 높았기에 바로잡습니다(AGB닐슨미디어 전국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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