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대통령취임준비위 부위원장 임명 당시 “3선 의원이 맡기에는 부족한 자리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난 이미 장관까지 했는데 무슨 자리에 욕심이 있겠나. 당선인의 성공을 위해서 모든 걸 해야지”라고 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이런 무한애정은 ‘장관 2관왕’의 영광으로 돌아왔다.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자천타천으로 서병수, 진영 의원 등 여러 중진 정치인이 거론돼왔지만 유 후보자가 최종 낙점을 받은 것.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전문성을 중시하는 당선인 스타일상 정치인이 장관으로 갈 수 있는 자리는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여성부 등 몇 개 안 된다”며 “유 후보자에 대한 박 당선인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자의 발탁 배경에는 행정관료 출신의 전문성도 작용했다. 그는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안전행정부의 전신인 내무부에서 근무했다. 유 내정자는 30대에 김포군수를 지낸 뒤 민선 김포시장 2번, 40대에 국회의원을 시작해 내리 3선, 50대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거쳐 장관 2관왕에 오르게 된 보기 드문 ‘관운’의 소유자다.
박 당선인과는 2005년 11월 박 당선인이 당 대표로 있을 때 비서실장으로 인연을 맺기 시작해 농식품부 장관으로 가게 된 2010년 8월까지 4년 9개월 동안 비서실장 역할을 하며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유 후보자는 농식품부 장관 취임 2개월여 만에 구제역이 발생하자 총력전을 펼쳐 대응한 뒤 청와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지고 9개월 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대선 경선과 본선 때 직능총괄본부장을 맡아 1700개가 넘는 단체의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면서 당선인의 신뢰가 더욱 두터워졌다는 후문이다. 내년 지방선거 때 경기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유 후보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멋을 내기보다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해 국민행복시대를 만들어가는 기본에 충실하겠다”며 “특히 안전을 중시하고 지방 균형발전에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