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동네마다 수십 개씩 널려있는 맛집을 검색하고 있다면 종합편성TV 채널A 교양프로그램 ‘이영돈 PD의 먹거리X파일’(매주 금요일 오후 11시)의 ‘착한 식당-모자이크를 벗겨라’ 코너를 눈여겨보자. 이 코너는 제작진과 음식 평가단이 ‘미스터리 쇼퍼’가 되어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담아 정직하게 음식을 만드는 ‘착한 식당’을 소개한다. 오로지 맛으로만 평가받는 맛집과는 달리 재료의 신선도와 주인의 정성 등 질적인 면에서 전문가들의 까탈스러운 검증 절차를 통과한 식당들이다. 현재까지 21곳의 식당이 착한 식당으로 선정됐다.
착한 식당을 찾아라!
착한 식당 검증단은 요리연구가, 대학 식품영양학과 교수, 호텔 조리학과 교수, 맛 칼럼니스트 등 15명 정도로 꾸려진다. 3, 4명씩 조를 짜서 착한 식당 후보군에 오른 식당에 ‘암행’ 취재를 나간다.
착한 식단 검증단이 출두하기까지는 제작진의 피나는 노력이 있다. 음식의 종류가 정해지면 책과 인터넷을 뒤져 식당 100여 곳으로 리스트로 만든다. 그중에서 50∼60곳을 직접 방문해 검증단이 갈 만한 우수한 식당을 추려낸다.
착한 식당을 어렵게 선정해 놓아도 식당 주인의 촬영 허락을 받는 게 더 힘들 때가 있다. 카메라를 들고 가 “착한 식당으로 선정하고 싶습니다”라고 제작진이 말하면 식당 주인들은 “손님이 늘면 음식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한사코 촬영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겨우 촬영 허락을 받았다가 정말 식당 주인에게 해를 끼친 적도 있다. 조재관 PD는 “착한 도토리묵 식당은 방송이 나간 후 손님이 너무 많이 와서 주인 어르신의 허리가 안 좋아졌다고 해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갈수록 높아지니 제작진도 더욱 고되다. 착한 만두식당을 선정할 땐 검증단의 평가가 엇갈려 재검증을 벌였다. 한 간장게장 식당은 착한 식당으로 선정된 이후 제작진에게 ‘손님들이 식중독에 걸렸다’는 제보가 들어와 착한 식당 선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지난달 방영된 ‘MSG(인공조미료) 특집편’에서 인공조미료통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자는 ‘MSG 선택권’을 제안한 후 검증 과정도 더 까다로워졌다. 인공조미료는 허가된 식품첨가물이지만 여전히 유해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회욱 팀장은 “식당 손님이 인공조미료의 첨가 여부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준이 하나 더 생기니 탈락하는 식당이 많아 제작기간이 점점 길어진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사람들이 먹는 모든 메뉴에 대해 착한 식당을 찾아볼 계획이다. 착한 식당 21곳을 찾았지만 아직 멀었다. 정 팀장은 “인공조미료를 넣지 않아 맛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직한 노력으로 착하게 음식을 만드는 식당들이 돈을 벌 때까지 착한 식당 찾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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