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여 동안 잡코리아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 신입사원들을 만나며 취업과 관련해 가장 많이 공유했던 고민은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근본적인 질문이 많으면 ‘천직’을 찾는 걸 우선시할 것 같지만 실제 청년들은 꿈보다 안정을 선택하는 경향이 많다. 2000년대 초 인터넷 붐이 일었을 때 1등 신랑감이 벤처사업가였다는 것을 요새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면 아무도 공감하지 않는다.
청년 다수가 희망하는 안정적인 직장은 현재도 그렇지만 미래에는 더더욱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잡코리아 좋은일연구소가 2012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남성 12.3년, 여성 7.7년이다.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대기업도 결국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이지 평생을 보장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결론이다. 안정적인 회사를 찾을 게 아니라 나의 직업에서 안정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누구도 안정을 보장해 주지 않는 사회에서 나는 어떻게 안정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 댄 쇼벨은 ‘ME2.0’이라는 저서에서 자신을 브랜드화해 적극 알리는 ‘퍼스널 브랜딩’을 그 답으로 제시했다. 하루에 중요한 e메일을 여러 개 받았을 때 어떤 사람이 보낸 e메일을 먼저 확인할 것인가. 이 상황을 연상해보면 퍼스널 브랜드를 확립한 구직자가 취업에 왜 유리한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현장에서 창의적인 판단과 의사결정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학교, 스펙만으로 쉽게 판단했던 기업의 채용패턴이 앞으로도 유효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결국 창의적인 현장형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낼 것이고 그중 하나가 퍼스널 브랜드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 스펙의 열거가 아닌 ‘나를 대표하는 퍼스널 브랜드’는 어떻게 구축해야 할까. 쇼벨은 퍼스널 브랜드의 구축은 4단계로 진행된다고 설명한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단계는 ‘나의 브랜드를 발견하라’는 것이다. 이 글의 첫머리에 언급한대로 “내가 누구인가” 하는 질문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내가 갈 회사가 어디인가가 아니라 나를 먼저 이해한 후 내가 해야 할 일, 장기간 종사할 내 직업이 무엇인가를 찾는 게 중요하다.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실천방법으로 ‘브랜드 마케팅’의 개념을 적용해도 좋을 것 같다. 나의 강점과 약점, 경쟁관계, 시장상황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나를 어떻게, 누구에게 알릴지 등 ‘나’라는 브랜드의 매니저가 되는 것이다. 또 브랜드에 대한 반응은 소비자 등 제3자의 평가가 더 정확할 수 있으므로 혼자 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친구, 선후배, 교수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점검해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부분이 무엇인지 점검해야 한다. 청년들이 학생 때부터 자신을 파악한 후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한 뒤 구축하는 퍼스널 브랜드는 당장 해결해야 할 취업만이 아니라 평생 강력한 무기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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