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의 미국 시민권 포기를 허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김 내정자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중앙정보국(CIA) 외부자문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 미국의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정보를 접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통상적으로 국가안보와 관련된 직책을 맡기 전에 업무상 획득한 정보를 국가(미국) 이익에 반하거나 개인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약을 하게 된다.
미 국무성은 이 서약을 잘 지켜왔는지, 또 앞으로 그 정보를 이용해 미국 국익과 배치되는 일을 할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 시민권 포기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아시아정책자문위원장을 맡았던 임병규 미국변호사는 이날 "보통 시민권 포기 심사에 2~3개월이 걸리는데, CIA 활동 등 민감한 경력을 갖고 다른 나라 내각에 참여하는 경우라면 심사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 아니면 국무성이 신청 자체를 아예 부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김 내정자가 청문회를 거쳐 장관이 되더라도 3개월 이상 이중국적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업무를 보거나, 미국 국적을 유지한 채 장관직을 수행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는 이에 앞서 지난 8일 법무부에 한국 국적 회복을 신청, 19일 발행된 대한민국 전자관보에 국적회복자로 기재되는 등 국적회복 허가를 받아 현재 한국과 미국 국적을 모두 갖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김 내정자는 아직 미국 시민권 포기를 위한 공식 절차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시간이 없어 미국 시민권 포기 신청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내정자가 미국대사관에 포기 신청서를 접수하면, 대사관은 인터뷰를 통해 자의에 따른 포기인지 정도만 확인하고 관련 서류들을 미국 본토 국무성에 회부한다.
이후 국무성은 포기 신청 심사에서 국가 안보관련 사항, 미납 세금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뒤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