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동갑내기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한 16세 소녀가 낙태를 강요하는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아기를 낳을 권리를 얻었다고 CNN, 폭스 뉴스 등 미 언론들이 1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텍사스 주(州) 호클리 카운티에 거주하는 A양은 남자친구인 에번 매디슨(16)의 아이를 가진 이후 자신의 부모로부터 낙태를 강요받고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했다며 아기를 무사히 낳기 위해 이달 초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임신 10주째인 A양은 18일 텍사스 주 가정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부모가 언어적·물리적으로 위협을 가하며 낙태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A양의 주장에 따르면 A양의 부모는 딸의 음료수에 임신 중절약을 넣으려 했으며, '혼쭐이 나야 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또한 자신의 자동차와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학교에서 끌어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A양의 부모는 법정에서 이에 대해 모두 부인했으나, 결국 법원의 명령에 따라 딸의 출산을 허락하게 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법원 명령에 따르면 A양의 부모는 더 이상 딸의 임신 문제와 관련해 딸에게 위협을 가하지 말아야 하며, 아기의 아빠인 매디슨과의 결혼을 승낙해야 한다. 또한 딸이 결혼할 때까지 임신과 관련된 의료비를 지급해야 하며, 압수한 차량을 되돌려주고 딸의 휴대전화 요금 등을 납부해줘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A양의 도움 요청을 받고 소송을 도와준 텍사스 주 생명보호센터 측은 "낙태를 반대하기 위한 이 싸움에서 승리를 거뒀다"면서 "아기가 태어날 수 있는 권리를 지켜내 기쁘다"고 전했다.
A양의 예비 남편이자 아기의 아빠인 매디슨은 "그동안 이 문제로 (A양의 부모와) 싸우고 논쟁을 벌여왔다"면서 "임신한 여자친구와 결혼해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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