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아침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이중국적과 미국 중앙정보국(CIA)과의 협력관계를 둘러싼 한국 내 논란을 소개했습니다. 과연 세종대왕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23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버지니아 주 조지메이슨대 1층 세미나실. 한국학연구센터(소장 노영찬 교수)가 주관한 제1회 세종 리더십 콘퍼런스 6세션의 사회를 맡은 박천재 교수가 600년을 뛰어넘는 질문을 던졌다.
세종대왕 전문가인 박현모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마이크를 넘겨받고 “어느 시대인들 사람이 없으랴 하였거니와 지금도 역시 사람은 반드시 있을 것이로되, 다만 몰라서 못 쓰는 것이다”라는 세종실록의 한 구절로 발표를 시작했다.
아버지는 강릉군수였지만 어머니는 천민이었던 황희가 정승으로 24년 동안 세종의 곁을 지킨 이야기, 세종이 천민 출신 장영실을 종3품까지 승진시키고 뇌물 혐의로 파직했던 조말생을 다시 불러들여 공을 세우게 한 사례 등을 조목조목 소개했다.
마지막에는 율곡 이이 선생의 평가를 빌려 세종의 인재 등용 리더십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다시 말해 △사람을 쓰되 자기 몸과 같이 했고 △현인과 재능이 있는 이를 쓰되 그 부류를 따지지 않았으며 △임용하고 말을 채택함에 있어서 오롯이 하여 참소와 이간질이 들어갈 수 없도록 하고 △지위가 그 재능에 합당하면 종신토록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 정도면 세종이 김종훈 장관을 썼을지는 더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강의를 마쳤다. 세종이라면 확실히 그를 등용했을 것이란 얘기였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교민 30여 명도 마찬가지였다. 기자가 ‘김종훈 씨의 장관 임명을 찬성하느냐’고 물어보자 3분의 2인 20여 명이 번쩍 손을 들었다.
이 대학 엘리자베스 정 교수(여)는 “그가 CIA 자문역과 한국의 장관 자리를 혼동할 인물이었다면 발탁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을 한국을 위해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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