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한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10명 중 7명은 졸음운전과 휴대전화 사용 등 ‘안전 불감증’ 때문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 침범, 신호 위반 등 법규 위반보다 일상적인 안전 불감증이 대형 교통사고를 초래한 경우가 더 많았다.
25일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07∼2011년 국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2만8606명이었다. 이 중 안전운전 불이행이 원인이 돼 목숨을 잃은 사람이 2만51명으로 70.1%나 됐다. 이어 중앙선 침범(2902명·10.1%), 신호 위반(2054명·7.2%) 등의 순이었다.
안전운전 불이행이란 특정 법규를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운행자의 안전 불감증으로 사고 확률을 높이는 행위를 말한다. 졸음운전을 비롯해 운전 중 흡연, 라디오 조작을 하다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 운전 실력 미숙 등이다.
가장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것은 졸음운전. 공단이 지난해 8월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의 6%가 “안전 불감증 때문에 사고를 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졸음운전’을 사고 원인으로 꼽은 경우가 36.7%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20.0%) ‘급제동 등 운전 미숙’(18.3%) 등의 순이었다. 졸릴 때 휴식을 취하지 않고 계속 운전할 경우 사고 가능성이 급증한다는 의미다.
성별, 연령별로 자주 보이는 안전운전 불이행 항목은 차이가 났다. 안전 불감증으로 사고를 낸 적이 있다는 응답자 중 남성은 졸음운전(40.5%)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여성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26.1%)이란 응답 비율이 남성(16.2%)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20대는 휴대전화 사용(30.0%) 때문에 사고를 낸 경우가 많았지만 30대에서는 졸음운전(76.9%)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조준한 공단 선임연구원은 “소홀한 안전의식 때문에 사망 교통사고의 70%가 일어나지만 그동안 정밀한 사고 원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연령 및 지역에 맞는 안전관리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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